마흔 넘어서 처음 겪은 학부모 투표의 긴장감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위원 선출투표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오늘 둥이들의 학교에서 학부모참관수업과 더불어 학부모 총회를 열었습니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아이들의 반에 가보는 날이라 기대가 되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부모님께 오지 말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어떤 친구들은 부모님이 바쁘셔서 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오늘 휴무일이라서 참석할 수 있게 되었고 아이들도 오면 좋겠다고 해주니 그런 점에서는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없는 시간을 내서라도 가야 하는 상황이기는 했습니다.

이번에 학부모회 1학년 부회장과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이하 학운위)에 모두 지원해서 활동을 하기로 해서 임명장을 받으러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재밌는 사실은 학부모회는 1학년 부회장에 단독 입후보를 한 상황이어서 무투표 당선이 되었지만 학운위는 5명의 모집자 중에 7명이 지원을 한 관계로 학부모 투표까지 했다는 점입니다.


보통 이런 상황이 되면 행정실에서 전화를 돌려서 입후보자의 중도사퇴를 할 생각이 있는지 에둘러서 물어보고는 합니다. 투표를 진행하게 되면 절차를 밟아야 하는 행정실뿐만 아니라 입후보한 당사자들한테도 부담스럽게 느껴지니까요. 그런데 모든 분들이 완주의지를 내보이셔서 투표를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담당자께서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시더군요.


지난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온라인으로 투표를 하고 어제 최종 결과를 발표했는데 감사하게도 일곱 명의 후보 중에 청일점이었던 저를 좋게 봐주신 분들이 계셨는지 최종 5인에 선발되었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꽤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었는데 오랜만에 압박받는 기분을 느껴서 신선했습니다. 확실한 사실은 여러 번 겪을만한 경험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딱히 감투에 목마른 사람도 아닐뿐더러 않고 정치할 생각도 없습니다. 당연히 시간이 남아돌아서도 아닙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도 학운위와 학부모회 모두 활동을 했지만 딱히 이익을 얻은 적도 없었습니다. 이제 김영란법도 생겨서 교육현장에서 금전이나 청탁이 오고 가는 시대도 아니고요.


다만 굳이 왜 이렇게 하냐고 물으신다면 고생에 비해 얻는 점들이 많아서라고 답을 합니다.

일단 초등학교 때도 다른 부모님에 비해 학교를 자주 가볼 수 있기에 교내시설이나 생활에 대해 아이들과 자세히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다 선생님을 만나 뵙고 소통하는데 부담감이 적었다는 부분도 큰 장점입니다. 이런 경험들이 아이들과 소통하고 유대감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죠.


그리고 배울 점도 많을뿐더러 교육현장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을 돕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부모님께서 말씀하신 네가 베푼 일이 아이들에게 언젠가는 돌아간다는 말도 많이 영향을 줬죠. 물론 제가 느끼는 자부심 또한 전혀 없다고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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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번에 모든 학부모 단체에 활동하는 부모 중에서 아빠는 저 밖에 볼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초등학생 때도 아빠 중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거의 없었던지라 부담스러웠던 적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저 혼자 여성들만 계신 곳에서 적응을 하기 위해 외로운 도전을 해야 할 듯합니다.


멀쩡한 직업이 있지만 백수라는 소문이 날 수도 있을 테고 이런저런 소문들이 떠다니겠지만 초등학교 때 이미 많이 세게 단련이 되어놔서 한결 그런 마음고생은 덜할 듯합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시는 분들도 이제 많아지시기도 했고요.


이곳은 아니지만 아마 전국 어디선가에서도 외롭지만 이런 활동을 하고 계신 아버님이 계시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분들을 응원하면서 앞으로 저 같은 아빠가 더 많이 나올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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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 엄마에게 힘든 분야가 있듯 아빠에게도 도전하기 힘든 영역이 있다. 바로 그중 한 곳이 바로 이 바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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