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 3월 25일,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드디어 누적 관객 1,5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영화를 본 뒤 흥행 성적이 궁금해 계속 검색해 봤는데 결국 지금까지 영화계 역사상 단 두 작품에게만 허락된 곳에 도달하고 말더군요.
개봉 50일째 되는 날에 이뤄진 쾌거였습니다. <신과함께-죄와 벌>, <국제시장>을 제치고 한국 박스오피스 역대 3위에 올랐고, 매출액은 1,425억 원을 기록하며 <명량>과 <극한직업>까지 모두 제치고 역대 1위를 달성했습니다. 2024년 <범죄도시4> 이후 2년 만에 나타난 천만 영화이자, 사극 장르로는 <명량> 이후 12년 만의 천만 기록입니다.
20일전에 천만 관객 달성을 축하하며 장항준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지만 이쯤 되면 이렇게까지 이 영화가 잘 된 이유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장항준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점은 이미 모두가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일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단종이 결국 죽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관객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영화는 영리한 선택을 했습니다. 계유정난의 피바람이 지나간 뒤, 모든 걸 잃은 16살 어린 왕이 강원도 영월 청령포 산골에서 보낸 마지막 4개월을 다뤘다는 점이었죠. 왕이었으나 더 이상 왕일 수 없게 된 인간 이홍위의 시간. 한국 영화에서 단종의 유배 생활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건 이 작품이 처음이었습니다. 결말을 알아도 그 과정에서 피어나는 감정들이 관객을 끌어당긴 셈이었죠.
ㅇ 유해진과 박지훈, 이 조합이 핵심
장항준 감독은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단계부터 유해진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고 합니다. 유해진이 배역을 수락하면서 100억 원대 투자가 가능해졌을 정도로 그의 캐스팅이 영화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마을의 생계를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현실주의자 촌장 엄흥도를 유해진이 특유의 투박하고 진실된 연기로 채워냈죠.
단종 역을 맡은 박지훈도 역할을 위해 15킬로그램이나 감량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텅 빈 표정이 단종 그 자체였다는 호평을 받았죠. 사실 그가 워너원이라는 아이돌 출신으로 더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기회를 통해 뛰어난 눈빛 연기로 편견을 완전히 지워버렸다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두 배우가 권력의 위계를 완벽히 벗어나 삶이라는 처절한 바닥 위에서 나누는 교감이 영화 전체를 이끌었습니다.
ㅇ 입소문과 반복 관람의 힘
개봉 7주 차에도 평일 10만 명대, 주말 30만 명대의 관객이 유지됐습니다. 통곡 상영회 같은 이색 이벤트가 재관람을 유도했고, 영화를 본 관객이 가족과 친구를 데리고 다시 극장을 찾는 입소문 효과가 흥행 그래프를 꺾이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 관련 도서 판매량은 개봉 전 대비 2.9배 늘었고, 촬영지인 강원 영월 청령포에는 관광객이 몰렸으며 영월 지역 숙박과 음식 소비가 52% 증가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케데헌에서도 보여줬듯 영화 한 편이 만들어낸 파급 효과가 꽤 컸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평론가들 중에서는 왕사남의 작품성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합니다. 호랑이 CG를 비롯해 부족하거나 아쉬웠던 점들이 많았다는 점은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역사 속 인물에 대한 관객의 감정을 제대로 건드릴 수 있을 만큼 배우들이 보여준 뛰어난 연기, 감독의 열정이 그런 부분을 덮었고 관객들은 이에 반응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말을 알고 있으면서도 눈물을 흘리는 영화, 1,500만 명이 선택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흥미가 가는 소재가 아니었는지 보러갈 생각이 딱히 없다고 해서 아쉽기는 하더군요.
이제 2위인 극한직업과 얼마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최종 스코어를 기다려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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