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식과 개별의식의 연결

by 임풍

만약 인간과 동식물이 고정된 물질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동하는 에너지 패턴이며, 그 패턴이 거대한 정보장의 일부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이 정보 패턴을 처음 설계한 근원이 무엇인지의 문제이다. 성경은 신을 보이지 않는 영(Spirit)이라 말하고, 양자물리학은 우주를 보이지 않는 장과 파동의 얽힘으로 설명한다. <The Divine Matrix>의 저자인 그렉 브레이든이 말한 것처럼, 우주는 분리된 사물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적이며 반응적인 매트릭스, 즉 상호 연결된 정보의 장일 수 있다. 이 장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우리의 의식과 감정, 집중된 의도가 미세한 파문을 일으키는 살아 있는 배경이자 무대이다. 그렇다면 우주의식, 우주지성, 혹은 종교가 오래전부터 신이라 불러온 존재는 서로 다른 이름으로 동일한 근원을 가리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종교에서 인격신의 개입처럼 보이는 현상도 전체적인 정보장과 개별 생명체의 내부 패턴이 공명할 때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인간이 의인화한 것일 수 있다. 우리가 기적이나 동시성이라고 부르는 현상은 인간의 좁은 감각으로 보면 비인과적이지만, 매트릭스 전체의 관점에서는 흐름의 자연스러운 조정일뿐이다. 작은 세포의 눈으로는 전체 유기체인 나라는 존재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듯이, 한 사람의 인간 역시 거대한 우주의식 장의 움직임을 직접 알 수 없다.

후성유전학 발달에 기여한 브루스 립튼은 <믿음의 생물학>에서 세포가 유전자의 지시만 따르는 기계가 아니라, 환경과 정보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지성적 존재라고 말한다. 세포막은 일종의 감각을 수용하는 지각 장치이며, 신념과 감정 같은 비가시적 신호가 생화학적 반응을 바꾸어 우리의 생물학을 새롭게 쓴다고 보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개별 인간의 의식은 단지 뇌 속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정보장과 교류하는 하나의 변환기이자 인터페이스라고 볼 수 있다. 개인의 신념이 생물학을 바꾸고, 양자물리학의 관찰자효과처럼 사람의 의도가 물리적 현실에 반영되는 것은, 우리의 의식이 매트릭스와 일정한 방식으로 맞물려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오래된 종교 전통에서 말하는 영, 혼, 신과의 교통은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미니 우주(소우주, 미니 영)가 거대한 우주 의식에 접속하는 감각적 통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 통로를 통해 인간은 자신이 전체의식의 일부임을 미세하게나마 느끼고, 때로는 역으로 전체의식이 인간을 통해 현실에 작용하기도 한다. 만약 이 사실을 깊이 자각한다면, 인간적 고통의 상당 부분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고통이란 우주와 분리됐다고 믿는 개별 자아가 극대화할 때 생기지만, 자신이 더 넓은 의식의 일부임을 깨달을 때 삶의 무게는 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현재까지 약 천억 명의 인간이 지구를 거쳐 갔지만, 우주의 근원적 구조를 체험했다고 전해지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예수나 부처가 신에 버금가는 특별한 존재처럼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그들이 매트릭스의 전체적 흐름을 부분적으로나마 직접 체험한 인물로 기록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들을 직접 보지 못했기에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인류가 그들을 기억하고 이야기해왔다는 사실 자체가 인간 의식이 더 높은 차원의 질서를 향해 계속 열려 있다는 증거이다. 그들이 남긴 말씀 속에서 영적 교감을 느낄 수 있다는 가르침의 방식도 신성의 우주의식과 개별적인 인간 의식이 상호 교통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지구 역사상 수십억 년 동안 나타난 종들의 99% 이상이 멸종했다고 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자료나 화석 기록을 보면, 현재까지 기록된 멸종 동물 종(화석이나 역사적 기록 기준)은 수십만 종에 달한다. 하지만 공룡처럼 완전히 소멸된 동물은 화석 기록 기준으로 수천~수만 종 정도로 추정된다. 즉, 공룡처럼 현생에서 아무 흔적도 남지 않은 완전 멸종 동물은 화석으로만 알려진 수천~수만 종 사이로 볼 수 있으며, 전체 멸종 종의 대부분은 이런 범주에 포함된다.

인류 역시 공룡처럼 언젠가는 지구에서 사라질 수 있으며, 그런 소멸도 우주의 장 속에서는 하나의 짧은 파문에 불과할지 모른다. 우리는 각자의 작은 삶에 몰두하느라 전체의 흐름을 거의 보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인 삶의 패턴은 전체 매트릭스에 미세한 흔적을 남긴다. 인간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거대한 보이지 않는 의식 장 속에서 잠시 꽃을 피우는 하나의 불꽃이다. 이 개별적인 스파크의 춤이 전체의식과 만날 때, 우리는 그것을 신의 섭리, 우주의 뜻, 혹은 기적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 만남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자리에서, 늘 조용히 이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