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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미국 경제 골디락스 가능성

by 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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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태그플레이션 요약


지난 포스팅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정의와 현재 매크로 국면이 스태그플레이션인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매크로 국면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닐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미국의 성장이 예상보다 둔화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침체'라고 볼 수 없습니다(미국 성장률의 절대치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상황).


둘째, 달러 강세 국면은 미국의 수입물가 하락과 원자재 가격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두번째 이유인 달러 강세와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드렸습니다. 달러 강세는 미국 수입물가와 원자재 가격의 하방 압력을 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과 디스인플레이션의 연결고리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수요 둔화와 소비 감소를 촉발하고 이는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성장 둔화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제어할 수 있다.


즉, 높은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일시적인 스태그플레이션)는 역설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디스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위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가격 상승) → 수요 둔화, 소비 감소 → 디스인플레이션 압력(가격 하락)




2. 미국 자동차 시장을 통해 본 스태그플레이션 효과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미국은 '소비 경제' 입니다. 우선 대표적인 성장 지표인 GDP는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GDP = 소비 + 투자 + 정부투자 + 순수출


즉, '소비 경제'인 미국은 GDP의 구성 요소 중 소비가 약 70%를 차지합니다(한국과 중국은 약 50%). 이 중 자동차 판매는 미국 소비 동향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 자동차 총 판매량 추이


위의 차트는 미국 자동차 총판매량(가격 X 수량) 추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동차 총판매량은 지난 4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약 1342만대, 9월에는 1259만대를 기록하였는데(지난 20년 연간 평균은 약 1700만대), 이는 상당히 큰 폭의 하락이었습니다.


이는 3분기 미국 GDP 예상치에도 곧바로 적용되었습니다. 애틀란타 연준에서 발표하는 GDP Now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s://www.atlantafed.org/cqer/research/gdpnow


지난 9월 2일에 8월 자동차 총 판매량 수(Auto Sales)가 발표된 이후, 3분기 GDP 성장률 예상치는 5.3%에서 3.7%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10월 4일에 9월 자동차 총 판매량 수가 발표된 이후, 3분기 GDP 성장률 예상치는 2.3%에서 1.3%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즉, 급격한 자동차 판매량 감소가 미국 GDP 성장률 예상치 하락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총 판매량이 왜 급격하게 감소했을까요?


두 가지 측면에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공급 측면에서 공급망 혼란(반도체 공급 차질) 등으로 자동차 생산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수요 측면에서 너무나 비싸진 자동차를 소비자들이 더 이상 구매하지 않는 것입니다.

출처 : BEA (자체편집)

위의 차트는 미국 신차(New motor vehicles)와 중고차(Used motor vehicle)의 소비지출(단위 : Billions of dollars) 추이입니다. 가격이 급등했던 자동차의 소비지출이 지난 3~4월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자동차 총 판매량 감소의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자동차 시장은 하나의 예시라고 보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다른 품목들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상승했던 내구재 실질 소비지출은 지난 3월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구재 실질 소비지출 추이


결국, 공급망 혼란 등으로 인한 내구재 품목의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의 내구재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에 내구재 소비지출이 하락하고 있다고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성장 둔화라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도기적 상황을 금융시장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저는 '일시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나 내구재 품목의 수요 감소는 가격 하락을 촉발할 것입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위축된 수요와 증가한 공급(공급망 혼란 해소)으로 인해 내구재 품목의 '적정한' 가격이 형성될 것입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제어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더불어, 최근 에너지 가격은 급등 현상을 비슷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관련 품목은 '필수재'에 가깝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쉽게 소비를 줄일 수 없습니다.


즉,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는 필연적으로 다른 내구재와 서비스의 소비를 줄이게 될 것입니다(소득이 고정된 상태를 가정).


이는 다른 내구재와 서비스의 수요 감소로 나타나고,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제어될 수 있습니다.


3. 미국 경제의 골디락스는 가능한가?


사실, 올해 전망되고 있는 6~7%대의 미국 성장률은 과거를 생각해 봤을 때 정말 말도 안되는 수치입니다.


이러한 성장률 하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안 나타나는 것도 이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성장률이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조금 훼손된다고 해서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돌입한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해석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현재 매크로 국면에서는 미국 성장률이 다소 훼손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과열' 국면이 진정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제어되면서 진정한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는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가 경제정책의 도움 없이 스스로 회복 국면에 진입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현재 통화정책은 '긴축' 모드에 돌입했고, 재정정책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국면이 지속된다면 확장적인 경제정책이 어려워지고(명분 부족) 이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가계의 실질소비와 실질소득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는 수요 둔화로 이어지면서 경기 둔화 폭을 키울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지표는 지난 포스팅에서 여러번 말씀드렸던 가계저축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의 회복 여부입니다(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코로나 위기 이후 미국 정부의 일시적인 '소득보전' 정책은 인위적인 소비의 증가를 촉발했습니다. 결국, 소득보전 정책의 도움 없이 미국 소비가 크게 증가할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이는 가계저축률이 구조적으로 하락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 가계저축률 추이


경제활동참가율은 중장기적으로 미국 고용시장이 얼마나 튼튼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며, 이는 미국 잠재GDP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즉, 경제활동참가율은 미국 경제의 자생적 회복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경제정책의 도움이 없다면(특히 재정정책) 중장기적으로 골디락스보다는 경기 둔화폭을 키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물론 인플레이션 압력은 제어될 것입니다). 재정정책의 향방이 경제와 금융시장의 모멘텀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씀드린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논리는 미국 장기채권 시장에 깊게 녹아있다고 생각됩니다. 재정정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통화정책마저 인플레이션 압력에 굴복한다면 중장기적으로 경기 둔화폭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이것이 장기금리의 하방 압력을 지속해서 주는 가장 주요한 논리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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