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현대의 "제인 에어"와 "주디스 셰익스피어"

과거와 현재의 여성들

by 우주버들

최근 샬럿 브론테의 대표작인 "제인 에어"와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 "자기만의 방"을 읽으며 나에게 많은 생각과 질문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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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성들은 사회적 진출을 억압당하며 복종과 정숙의 덕목을 강요받았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과 재산 보유는 오로지 신분 높은 남자와의 결혼으로만 가능했으며, 교육의 기회도, 선택의 자유도 남자에 비해서 굉장히 떨어졌다. 그 당시 여성들에게 재능이란 그저 "쓸모없고 남자 기나 죽이는", 마치 저주와도 같은 능력이었다.


이 특징들은 과거 문학들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제인이 여성으로서 할 수 있었던 가장 좋은 직업이 무엇일까? 바로 가정교사다. 하인보단 높되 주인보단 낮은 그저 그런 일이었다. 또한 자신이 사랑하던 로체스터와 대등해질 수 없다 생각하던 제인이 비로소 "나는 나 자신의 주인이 되었다"라고 선언한 순간이 바로 5000파운드의 유산을 물려받은 직후였다. 자기만의 방은 또 어떤가. 작중에 나오는 가상인물 "주디스 셰익스피어"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똑같은 재능을 가졌어도 집안일과 사회적 편견에 휩싸여 결국은 비참히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download (1).jpg 1912년, 비다 레이히의 <월요일 아침>


지금까지의 역사를 한번 되돌아보자. 많은 위인들이 예술, 문학, 정치, 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한 명씩 다 돌아보면 여성 위인의 수가 남자보다 현저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나리자를 그린 다빈치,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린 고흐, 데미안을 쓴 헤르만 헤세, 전쟁과 평화를 쓴 톨스토이, 미국 노예제도를 폐지 시킨 링컨, 상대성 이론을 증명해 낸 아인슈타인과 같이 남성 위인들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셀 수 없이 많은 반면에,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여성 위인들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브론테 자매들, 제인 오스틴, 나이팅게일, 퀴리 부인 정도밖에 생각이 나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여성들은 과거에 비해서 처지가 많이 나아졌다. 이혼법, 침정권, 여성의 재산 보유법등, 교육의 기회나 사회적 진출을 바라보는 시선들도 자유로워졌다. 그러나 묵은 때 벗기기가 쉽지 않듯, 아직 남아있는 시대적 잔재들이 여성의 인권과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이 성평등 시대에 아직도 여성이 자신의 커리어를 결혼과 동시에 포기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하면 남편의 내조, 시부모 봉양, 제사와 같은 시댁일들을 떠맡아야 했던 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저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오랜 시간에 걸쳐 차별받고, 홀대받고, 억압됐던 역사를 우리는 현재에 와서까지 반복하면 안 될 것이다.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이 시대에, 불필요한 구닥다리 유물을 끼고 있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기 삶의 자유와 선택권이 주어져야 함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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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no bird; and no net ensnares me; I am a free human being with an independent will. (나는 새가 아니며, 나를 가두는 그물도 없습니다. 나는 독립적인 의지를 가진 자유로운 인간입니다.)"

—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中


Epilogue: "아직 과거의 일일까"에 대하여

이 글을 올린 직후 지인한테 이런 질문을 받았다. "솔직히 요즘 성차별 그런것도 없는데 너무 옛날일 아니야?"

어떤 사람들은 이제 시대가 변했고 여성의 권익도 충분히 보장받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 질문에 나는 이렇게 반문할꺼다. "사회의 기본값이 과연 변한걸까요? 예를 들어, 여성이 가사를 위해 커리어를 포기하는 것은 아직까지 "그럴 수 있는"일 로 수용되지만, 남성이 같은 선택을 할때는 "전혀 가정조차 못한 생소한 사례"로 취급되지 않나요?"

직접적인 강요가 존재하지 않아도 특정한 선택을 "더 자연스러운 것"으로 규정하는 것이 우리 곁에 남아있는 시대적 잔재인거다. 또한, 세계의 많은 곳에서는 여전히 종교와 관습이라는 이름 아래, 기회조차 박탈당한 "주디스 셰익스피어"가 살아가고 있다. 우리 모두가 동등한 독립체로서 설수 있는 날이 오기 전까진, 이 논의가 결코 "과거의 일"이 될수 없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