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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홀 Sep 13. 2016

아무래도 싫은 사람은 그대로 놔두기


일본 작가 마스다 미리가 쓰고 그린 이 책의 주인공은 직장에서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 있어 마음이 불편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저히 참을 수 없 사표를 낸다.


현실에 흔히 있는 일이다.  상사든 부하든 동료든 생각하는 방식, 행동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이 있어서 부딪히고 갈등하게 된다. 그러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고 견디기 어려워지면 퇴사를 고민하게 된다. 그런 고민들을 안고 상담을 요청하는 직원이 있으면 판에 박힌 말들을 해주고는 했다.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어서 회사를 관두는 경우가 가장 어리석은 경우라고.  어느 조직을 가도 맞지 않는 사람은 꼭 있게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관둘거냐며 낙오자가 되지 말라고 했다. 스스로도 그런 사람을 만나면 '견디자, 평생 볼 사람 아니다, 곧 부서가 바뀔 거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자, 무심해 지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며 참고 또 참았다.  돌이켜보면, 잘 참았구나 싶은 때도 있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좀 다르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책 주인공 수짱처럼 그냥 관둬버리는 편이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참느라 생기는 화병, 소화장애, 기분 나쁨, 우울함을 겪는 것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떨쳐 버리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나빠지고 얼굴 인상은 찌푸려지는 자신을 자각하며 '왜 이렇게 마음이 작은 걸까?'부터 시작하여 마음이 옹졸한 자신을 탓하고,  인격이 덜 되어 그렇다고 스스로를 자책한다.  자꾸 원인을 내 안에서 찾으려 하니 자존감은 점점 더 낮아진다.  다른 환경이라면 느끼지 않아도 될 일을 억지로 견딜 필요가 있을까?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면 모난 것도 둥글어진다고 하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나이 들수록 좋고 싫은 취향이 분명 해져서 모가 난 나는 지금이 좋다.  싫은 사람이 없어서 두루두루 잘 지냈던 어렸을 적 보다 싫은 사람이 있는 지금이 좋다.  그때는 좋고 싫은 것에 대한 확실한 취향이 없었기에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았던 거다. 모가 났다고 욕을 먹어도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지금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맞지 않는 사람은 그대로 맞지 않는 사람으로 놔두는 편이 나은 것 같다. 억지로 잘 지내보려고 쏟는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면 훨씬 행복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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