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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홀 Jan 22. 2017

"장진천님의 그림 그리기" 따라하기 2

"장진천님의 그림 그리기" 따라하기 1편을 쓰고 곧 2편을 쓸 줄 알았는데 어느새 1년이 지났다. 그간 그림을 꾸준히 그리고 있었지만 생각처럼 많이 그리지 못한 탓이 제일 크다. 그래도 마무리편을 써야지 하며, 해야할 숙제를 미루어 놓은 사람처럼 마음의 부담만 갖고 있었다. 다음편을 궁금해 하거나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었지만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오늘 '라라랜드'를 보고서야 마무리편을 쓰자고 마음먹게 되었다. 천문대에 몰래 숨어들어 하늘 위 별빛 속에서 춤을 추는 두 주인공의 비현실적인 환상과 낭만의 아름다운 모습설레였기에.


내게 맞는 색 표현법 발견

1편에서 말한대로 장진천님이 알려준 순서대로 사물, 풍경을 그려보고 장진천님의 그림도 따라 그려보았다

색을 칠하다보니 색연필의 간편함이 마음에 들었다. 여러 종류의 물감과 다양한 소재로 색을 표현할 수 있지만 나같이 좀 게으르고 단순한 사람은 색연필이 딱이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미술시간이 그리 반갑지 않았던 이유 중의 하나가 물감, 붓, 팔레트, 물을 준비해야 하고 다 그린 후에는 뒷정리를 하는 일이 귀찮았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즐기기 위해 시작한 그림이니 내가 편한대로 해야지!'


명화 따라그리기를 했다. 거기에 본인의 상상력으로 조금 다른 시선으로 그려보라는 조언이 있었는데 일단 그대로 따라 그려보았다. 제법 잘 그린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고 '와, 내게도 그림에 소질이 좀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며 자신감이 생겼다.

유명한 그림에 상상력을 부여하는 일은 참 어려웠다. 겨우 변형을 시켜본 건 진주 귀걸이를 별 모양으로 바꾸거나, 머리속에 물건과 사람을 그려 놓아본 것.


게다가 그림 그리는 건 재밌어도 워낙 기초가 없다보니 원근감, 입체감을 주는 법 등 부족한 부분이 느껴지기 시작하여 함부로 머리속에 있는 것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미술학원 다니기

기초를 배워보고 싶었다. 즐기기 위해 그린다해도 잘 그려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무엇보다 내가 그린 그림으로 에코백을 만들어 선물하려면 친구들도 좀 봐줄 만한 그림이어야 할 것 같았다.  다행히 성인반을 운영하는 곳을 회사 근처에서 발견하여 10개월쯤 다녔다. 기간은 10개월이지만 그림을 그린 횟수는 24회.  혼자 그릴 때보다 더 많은 그림을 그리지는 못했다.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해서 학원에서 그린다고 생각하니 따로 시간을 내지 않게 되었다.  물론 집중해서 그리는 시간은 좋았지만.

연필로 명암을 주고 입체감 있게 그리는 일이 재밌었다. 연필과 지우개로만 표현 가능한 것이 신기했고 역시 귀차니즘이 있는 내게 딱 맞는 도구였다.  물론 색연필도!


사진을 보고 그리다보면 나만의 그림으로 탄생하기도 했다. 사진의 색과 내가 표현하는 색은 다르고 사물의 위치를 다르게 배치하면 다른 그림이 되었다.  나 같이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은 이런 방법으로 연습하면 되겠구나 싶었다.


그림을 시작하며 꿈꾸었던 일

2016년 11월에 에코백에 넣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장진천님처럼 나도 나만의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틈나는대로, 관심가는 것들을 찍어두었던 사진들을 보며 무엇을 그리면 좋을 지 고민했다.  그 중에 에코백에 어울릴만한 꽃 사진을 골랐다. 처음엔 색연필로만 칠하려고 했는데 학원 선생님이 수채화로 먼저 칠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신다. 색연필보다 빠르게 칠할 수 있고 색감도 다르니 한번 시도해보라고.  학원은 수채화 도구가 다 준비되어 있어 별 귀찮음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림이 마른 후에 색연필로 세세한 부분을 표현했다.  썩 잘 그린건 아니지만 스스로 만족할만한 그림이 완성되었다.

소량의 에코백을 제작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지퍼달린 안주머니를 달고 입구에 똑딱 단추까지 옵션으로 요구하니 다들 안된다고 해서 포기할 뻔했다.  그러다 어찌어찌 겨우 한 군데를 발견했고 꿈에 그리던 '나만의 에코백'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시간내내 설레였다.  원하던 꿈을 이루게 되는 순간!


'라라랜드'에서 미아에게 용기를 북돋아 준 세바스찬 처럼, 그림을 쉽게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취미 드로잉"의 장진천 작가님께 고맙고 그런 글을 만나게 해 준 브런치도 고맙다.


꿈은 설레임을 동반하고,

설레임은 낭만과 아름다움을 동반한다.

한정판 에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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