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링 Sep 07. 2022

어떤 교사가 되고 싶으세요?

누군가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를 함께하는 교사, 



유아교육과, 아동보육과 등 만 5세 이하의 영유아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교육하는 대부분의 학과는 유아교육을 실현하는데 기여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유아(아동) 교육에 대한 이론적 기초뿐만 아니라 현장에서의 실무 경험을 폭넓게 갖도록 교육한다. 


이에 유아교육 기본 이수과목을 포함하여 교직이론, 교양, 그리고 실무학습을 모두 마치고 일정한 성적을 거두어야 졸업 및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실무학습은 흔히 교육실습과 보육실습으로 나뉘는데 이때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해보아야 한다. 코로나 시대 이전에는 교육봉사, 현장 참여 등의 방법으로 여러 교육기관에서 다양한 연령/학급/교사 등의 체험이 가능했지만 코로나 시대인 지금 현재로서는 기관에서 학생들을 쉬이 받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실습은 유치원으로, 보육실습은 어린이집으로 나가는 실습을 말하는데 이는 영아(만 0-2세)와 유아(만 3-5세)를 모두 경험해보기 위해 구분되지 않았을까 싶다. 교육실습과 보육실습 모두 일정 수준의 점수를 취득하지 못하면 자격증 발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2-3년제 학부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경우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4년제 학부 졸업과 같은 학사학위와 같은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과정들을 다 마치고 나면 자격증이 발급되고, 학위가 수여된다. 

선생님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수여받은 것이다. 자격은 꽤나 쉽게 부여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어떤 교사가 돼야 할까,

이것은 많은 선생님들의 쉽게 풀어내지 못하는 숙제이다. 




1학년 1학기 입학 후 가장 처음 받아 든 전공서적은 <유아교육개론>이었다. 

어느 학과던지 '개론'은 가장 기본 서적이다. (그 당시의 나는 몰랐지만) 


유아교육개론에서는 유아교육의 의미(정의), 대상, 중요성부터 시작하여 교육기관의 유형, 한국 유아교육의 발전과정과 역사, 철학적 기초(자연주의/실용주의/구성주의 등), 아동복지(권리 및 장애아동, 학대 등), 발달이론(성숙주의/정신분석/행동주의/인지 이론 등), 교육과정, 놀이의 이론과 실제, 부모교육, 교사론 등 4년의 교과과정에서 다루어야 할 것들을 수박 겉핥기처럼 다루게 된다. 


대학교 입학 후 벚꽃놀이도 가고 친구들과 나름 친해져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내며 아이들이 마냥 이뻤을 때쯤 <교사의 역할>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대부분의 강의가 그렇듯 점심을 먹은 뒤 오후 수업은 약간의 졸음이 몰려왔고 친구들과 '오늘 저녁 뭐 먹을까?' , '공강 시간에 뭐할까?'와 같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런데 그날 강의는 내 교사관을 세우는 강의가 되었다.



그 아이의 인생에 첫 선생님이 되는 거야.
너희가 그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당시 교수님께서는 두어 가지의 예시를 들며 이야기를 해주셨던 것 같다. 예시는 잘 기억나지 않으나 담임교사가 학급 내에서 교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아이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설명하셨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 내뱉는 상호작용 하나하나가 쌓여 아이의 인생을 바꾸게 된다고, 그러니 어떤 교사들보다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긍정적인 태도로 아이들을 맞이하고 자부심을 가지라고


강의가 끝난 후 내 팔에는 닭살이 가득했다. 


'내가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진다고?'
 
'내 말 하나로 한 아이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고?' 


아주 무서운 일이었다. 

그래서 졸업 후 취업이 되고 첫 담임으로 만 5세(7세)를 배정받았을 때 더 귀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초등학교 입학 전, 이 어린이집에서 마지막으로 만나는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내게 맡겨진 이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든 나만은 자신의 편인 것을 잊지 말기를,
어딜 가든 사랑받고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위 두 문장을 가슴에 품고 아이들과 일 년을 보냈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너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를 함께하는 자랑스러운 선생님이야.'라는 것을 되새기며 나를 응원했다. 


한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 정말 많은 숫자의 교사를 만난다. 

한 명의 교사가 아이의 삶을 바꾼 사례는 정말 많다. 

어렵고 힘든 일이 많은 아이들과의 생활 속에서 '나는 어떤 교사를 꿈꾸었는지' 되새겨보며 오늘도 수고했다 토닥이며 웃는 밤이 되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교사는 이런 것도 해야 하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