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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태영 Jun 09. 2018

'탐정:더 비기닝'이 판타지로 보였던  3가지 이유

영화 '탐정'의 속편이 제작되어 곧 상영된다. 

첫번째 탐정인 '탐정- 더 비기닝'은 2015년 개봉되었다.

권상우와 성동일이 주연한 김정훈 감독의 미스터리 추리극이었다.

아마추어 추리 애호가인 강대만(권상우 분)이 진짜 형사인 노태수(성동일 분)를 도와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사실과 치밀한 논리를 바탕으로 한 본격 추리물이기보다는 만화방 주인인 찌질남 강대만(권상우)을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물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강대만은 서울 변두리에서 조그만 만화방을 운영한다. 1,000원 내면 만화책 3권을 대여해주는 가게이다. 살림 형편이 좋을 수가 없다. 부인은 학습지 교사로 활동한다. 부인이 돈을 더 벌 것 같다. 남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돈을 버는 부인 앞에서 만화가게 주인 강대만의 면목이 서기는 어렵다. 부인한테 타박을 듣는 것이 일상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현실적인 장면은 강대만이 부인으로부터 갖가지 꾸지람을 듣는 장면이다. 



돈을 벌지 못하고, 일상에 집중하지 못하는 강대만이 현실에서 도피해서 갈 수 있는 공간이 인터넷 추리 카페이다.  온라인 추리 카페 운영자이기도 한 강대만은 유능한 수사관이다. 강대만은 온라인에서 사건 추리를 하면서 비로소 부인의 꾸지람이라는 짜증 나고 피할 수 없는 현실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그런데 강대만의 온라인으로의 도피는 다시 현실로 역류한다. 하지만 강대만의 실제 수사활동이 판타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는 3가지이다. 


첫째, 강대만이 친구가 근무하는 경찰서를 찾아가는 장면. 강대만이 친구의 상사인 노태수 형사(성동일)에게 이런 저련 조언을 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장면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둘째, 노태수 형사는 입만 열면 쌍욕이 튀어나온다. 실제로 그처럼 쌍욕을 해대는 형사는 없을 것이다. 승진에 목을 매는 경찰 내부의 시류를 거부하는 베테랑 형사라 할지라도 과도할 정도이다. 

노태수 형사는 강대만의 입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서 존재하는 가상의 인물이다. 말하자면 노태수 형사는 만화방 주인 강대만을 마초들과 의리남들이 활약하는 판타지 세상으로 인도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셋째, 영화의 희생자들은 모두 여성들이다. 그리고 범인들은 모두 남성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강대만이 교차 살인이라는 범죄수법을 밝혀낸다. 다른 남편들을 이용한 마누라 죽이기이다. 베테랑 수사관 노태수 형사도 황당하게 생각한 교차 살인이라는 희귀한 수법을 강대만이 밝혀낼 수 있었던 이유는? 별 거 없다. 강대만 본인의 평소 심정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강대만의 생각으로는 친구 형사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다 자기와 비슷한 심정일 것으로 생각한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강대만이 부인에게 이혼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는 장면에서 그동안의 추리활극이 한바탕의 판타지였음이 확인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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