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별일 아닌 일에 꽂혀서
계속 신경이 곤두서게 될 때가 있다.
최근에 주차 문제가 그랬다.
건물 밑 거주자들의 주차 구역에
불법 주차를 하고 전화번호도 남기지 않는 차들을 볼 때마다,
처음엔 '급해서 잠깐 댔겠지'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계속해서 같은 차들을 보다 보니
거슬리고, 화가 났다.
"굳이 신경 쓰지 말자."
"별일 아닌 일이야."
짜증이 올라올 때마다
이런 말로 스스로를 눌렀다.
사실, 그 일 자체만 보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게 내 정신건강에 더 좋다고 생각했다.
"별일 아닌 일로 왜 화를 내려고 해."
계속해서 이렇게 넘기곤 했다.
하지만,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주차장이 가까워질수록 괜히 신경이 곤두섰다.
거슬림.
별거 아닌 일이라 더 거슬림.
왜 자꾸 이 거슬림이 커지는 걸까?
나는 조금 늦게서야 알게 됐다.
"별일 아닌 걸로 왜 이래."
이 말을
누구보다 내가 나에게 하고 있었다는 걸.
별일 아닌 일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느낀 감정을 별거 아닌 걸로 덮어버리는 태도,
그게 오히려 내 마음속에
자꾸 별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별일이다.
짜증도 날 수 있다.
화도 날 수 있다.
별일이 일어나면
감정은 자연스럽게 올라온다.
그런데 나는
그 자연스러운 나를 부자연스럽다고 몰아세우고 있었다.
별일 아닌데도 쉽게 마음이 내려앉지 않는다면,
그건 상황은 지나가도
내 안에 아직 해결해야 할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감정적으로 변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감정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평가하지 않는 것.
그래야 감정이 더 번지지 않는다.
내 마음이 불편한 건 불편한 거야.
그 마음을 느끼는 건 잘못된 게 아니야.
별일 아닌 일이 자꾸 나를 멈춰 세운다면,
그건 오히려 감사한 일이다.
큰일을 겪어야만 변하는 게 아니다.
작고 사소한 일 속에서도,
나는 내 불편함을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나를 돌봐줄 수 있다.
그건 굉장히 소중한 능력이다.
잔잔한 변화와 움직임을 느끼는 건
예민해서가 아니라,
세심하게 나를 더 들여다볼 수 있다는 뜻이다.
매 순간 성장하는 사람들,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보이는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별일 아닌 일들 속에서도
자신의 작은 마음 변화를
덮어두지 않는다.
조용히,
부드럽게,
자신의 마음을 바라봐주는 거 같다.
그래서 나도!
별일에 느껴지는 내 마음을
부드럽게 바라봐주자는 다짐을 해본다!
물론, 주차 문제는...
음... 왜 뉴스에 자주 나오는지 알 것 같다.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봐야겠다
주차 별일은 신경 쓰이지
그렇고 말고!!
완벽하지 않아도, 정답이 아니어도
그저 자유롭게 적어 볼 용기
지금 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들이
그냥 흩어지지 않도록
[오늘의 끄적임]을 시작해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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