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연 Jan 23. 2022

브랜드 리뷰 _ 교보문고

서울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공간, 광화문 교보문고 리뷰


Intro. 애정하는 공간이자 브랜드


브랜드란 무엇일까 라고 하면 어릴적엔 ‘메이커’라고 해서 친구들보다 먼저 사고싶었던 나이키 아디다스 운동화였고 좀 커서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는 가장 먼저 샤넬 디올 구찌같은 력셔리 브랜드들이 제일 먼저 떠오르게 되었다.


더 커서 브랜드에 대해 공부도 하고 일도 해보면서는 (개인 선호도 반영) 마케터 관점에서는 파타고니아 프라이탁처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신념있는 브랜드들도 멋있고, 에어비앤비나 넷플릭스같은 서비스들도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난 멋진 비즈니스 모델이자 서비스 브랜드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마법 주문처럼 40살 쯤엔 은퇴하고 내 이름으로 된 무언가 하나는 만들고 죽겠노라 말하고 다니는 나에게 (아직도 그 꿈 유지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나 서비스는 뭘까? 라고 물어봤을 때, 대명사 처럼 떠오르는 저런 값 비싼 명품이나 멋진 글로벌 혁신 브랜드나 있어보이는 나의 취향을 대변하기 위한 그런 힙한 브랜드도 있겠지만 진짜 일상에서 가장 즐겨 찾고 이용하고 소비하며 심지어 애정하는 그런게 찐 사랑이라면(갑분 연기톤,,,) 누군가에겐 너무나도 멋대가리 없는 취향 일수도 있지만 나에게 그 답은 ‘교보문고’다. 


특히 내 생각에 광화문 교보문고는 마케터들에게 많~~~~은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케렌시아, 인사이트 보물창고 교보문고 

케렌시아 :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 또는 그러한 공간을 찾는 경향을 의미하며,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선정한 2018년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중 하나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케렌시아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1주일간 열심히 회사에서 나를 소모하고 나면 이대로 시간을 보내다보면, 회사는 구멍안나고 문제없이 돌아가고 물론 나도 통장은 채우겠지만!! 나라는 인간, 나를 채우고 싶은 그런 느낌이 들 때, 항상 가장 편안하게 혼자 찾아 가는 곳.


파김치가 되버린 퇴근길에 급 방향을 틀어 5호선을 타고 간 적도 있으니 4년간 진짜 세어보진 못했지만 거짓말 조금 보태 한.. 100번은 갔을 나만의 케렌시아가 바로 교보문고다..! 일을 하다보면 새로운 생각이나 관점이 필요할 때가 많고 누구도 답을 줄 수 없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걸 느낀다.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건 소모되거나 지쳐버리면 그래서 고여버리면 아무리 좋은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어도 말짱 꽝이라는 점이다.

서점에 처음 딱 들어가면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고(물론 선호/비선호는 있다마는..)모든 코너를 다 돌려고 하는 편이다. 사람들은 무엇을 눈여겨 보는지 서점은 무엇을 중점적으로 팔려고 하는지 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너무 많이 가서 이제는 외우고 있는


H5 : 경영/경제 서적 , H9 : 마케팅 / J : 에세이,소설 K : 역사,인문학 등이 내가 주로 픽하게 되는 코너이긴 하지만, 뭐 휴가를 앞두고는 그 도시에 대한 여행책을 보기도 하고 눈에 띄게 예쁜 디자인이나 지금 내맘을 대변하는 것만 같은 강렬한 제목을 보면 멈춰서기도 한다.


책 보는 시간동안은 핸드폰과도 잠시 멀어지고 열불터지고 치열한 속세와 단절한 채로 아마 이 한권을 발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담아냈을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에 온전히 들어가보려고 하는 편이다. 그게 소설이든 에세이든 경영서적이든!


Insight 1. 베스트셀러와 큐레이션

이제는 넷플릭스도 웨이브도 많은 서비스들에서 고객 데이터 기반으로 추천 서비스들을 런칭하고있고 이런 큐레이션 서비스는 차별화 서비스요소 에서 필수요소가 되어가고있다. 그런 서비스들의 아버지뻘은 아마 서점 베스트셀러가 아닐까? 사람들이 무엇에 반응하는지에 대한 살아있는 생생한 반응 그대로를 온전히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너무 매력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 넓은 공간에 와서 무슨 책을 고르는지, 그래서 결국엔 많은 선택을 받은 베스트 셀러는 무엇인지


뿐만 아니라 팔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수~많은 책들을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카테고리화 시키고 앞세워 보여주고 필요하면 코너도 디자인한다. 그래서 카테고리별 베스트 / 신간 / 스테디 셀러 / 전체 베스트셀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에게 책을 추천한다. 뭐 당연히 더 광고비를 많이 집행한 출판사라던지, 메이저 출판사나 작가들의 신간을 전면에 내세워주거나 하는 비즈니스 요소들이겠지만 얘는 어떻게 어필하는지 어떤 걸 내세워서 소통하려 하는지 눈 여겨볼 만하다.

말 그대로 콘텐츠의 홍수 시대에서 데이터나 취향을 기반으로 선별하는 일도 진화되고있다. 대표 케이스로는 개인서점들의 재미있는 큐레이션들에 많이들 주목하지만, 더 많은 표본 속에서 오차가 줄어든..ㄷ,,다는 적분과 통계를 배운 이과생으로서 데이터중 데이터는 빅데이터가 아닐까라고 교보문고에 팬심을 표현해본다


Insight 2. 오프라인 공간 활용과 디자인 레퍼런스


모든 산업에서 온라인이 떠오르는 강자이고 대세라지만,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줄 수 없는 오프라인 공간만의 경험이나 그것으로 인한 매력은 끝까지 남을거라고 굳게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교보문고는 훌륭하다.

내가 자주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부담없이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도록 마련해둔 공간때문이다. 기~~다란 책상과 둘러 앉아 고요하게 자신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아이들을 배려한 동화책 키즈존도 있고 군데군데 다양한 존들을 많이 조성해놨다. 


이런 포인트들은 너무나도 편리한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가질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교보문고는 어느 카페처럼 시간의 제약이나 간섭을 두지도 않는다. 내용 촬영 금지와 훼손만 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고객들이 책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점,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지만 굳이 내가 이 공간을 방문하게 되는 이유다.


오프라인 마케팅 끝판왕

이벤트 스페이스에서는 책과 관련된 재미있는 행사들도 많이 기획된다. 작가와 독자가 만날 수 있는 북토크를 여는 날, 작가 사인서적 이벤트, 캐릭터 콜라보, 역사적으로 기념비적인 날들에 맞는 행사들도 있었던 거 같고 (ex.광복절, 한글날등) 책 속의 명언이나 구절을 뽑을 수 있는 뽑기 이벤트라던지 직접 손글씨로 책의 구절을 써보고 전시 해보는 이벤트 등 정말 많은 이벤트를 기획하고 고객과 소통 한다. 


책이라는 콘텐츠로 해볼 수 있는 수 많은 시도를 한다. 또한 요새는 영업 시간이 지나고 문을 닫은 서점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심야책방 프로그램도 진행한다고 한다. 이런 공간을 구현해 놓고 이런 좋은 이벤트들을 기획한것들을 바라보면서도 “재밌겠다, 나도 참여 해봐야지’’ 보다는 ‘‘아 이거 기획한 담당자 진짜 너무 애썼겠다’’ 라는 마음이 먼저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교보아트스페이스와 책의 얼굴인 표지 디자인들

또 작은 아트스페이스가 있어 매달(?)마다 작은 전시도 연다. 마이너한 비주류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는거 같은 공간이다. 사실 책보느라 제대로 눈여겨 본 적은 많이 없지만 이러한 공간 구성이 가지는 의미나 한층 공간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점은 배울만 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마케팅이라고 시키는 일들은 생각보다 거의 대부분 최종 아웃풋이 디자인이 되어 산출되는 경우가 정말 많다. 3년간 하다보니 아직 답이라고 하기엔 적은 경험의 축적이지만 혼자 내린 결론은 첫번째가 잘된 기획인건 불변의 진리지만, 심미적으로 퀄 좋은 아웃풋의 비법은 그냥 많이 보는거라고 생각한다.

닥치는대로 예쁜걸 많이 보는거다, 다른사람의 레퍼런스든 전시든 공간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아이돌 앨범 패키지든 북커버 디자인이든 어떻게 구현하고 표현했는지 계속 보는 수 밖에 없는거 같다. 그런의미에서 북커버 디자인도 좋은 인사이트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전시는 그 한 공간에 있는 섹터마다, 드라마나 영화는 씬마다, 아니면 몇편에 걸쳐 나를 매일 매일 조금씩 보여줄 수 있지만 책이라는건 표지 2개로 모든 시각 요소를 나타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뭐 요새는 일러스트 삽화나 다양한 그림 위주의 책 형태도 많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표지디자인 만큼 강렬한 인상은 없고 그 첫인상이 시각적으로는 고객의 선택의 반 이상 잡아먹는다는 건 사실이기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어있다.

보다보면 트렌드는 확실히 보이는 거 같다. 이런 폰트와 질감이나 컬러 레이아웃이 대세구나 라는 큰 방향이라던가, 특히 눈이 가는 책은 무슨 폰트를 썼는지 어떤 색을 썼는지 뭘 그렸는지 이렇게 표현하니 예뻤다 라던지, 이 내용의 책에 이런 디자인을 기획해내다니? 정말 잘했다! 라던지 이런 부분들은 디자인에 디귿도 관심 없던 이과생에겐 좋은 스승이자 레퍼런스가 되어준다.


Insight 3. 디테일, 화장실 추천도서,교보문고만의 향기까지


교보문고에 딱 들어서면 특유의 향이 난다. 찾아보니 온라인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민하다 보니 최근엔 교보문고 매장만의 향기도 개발했다며 서점에서 향수로 판매하고 있는데 월 매출 1억원을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나도 어느샌가 이 공간을 떠올리면, 교보문고라는 브랜드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게 이 향기가 되었다. 책을 읽는 공간, 도서관은 정숙이 기본인 공간이고 책을 ‘보는’ 공간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절대 두아리퍼 음악처럼 빠른비트의 음악이나 네온 사인처럼 눈길을 빼앗는 무언가가 설치되있기 보다는 비교적 고객 경험에 가장 방해가 덜 되는 감각으로, 향기로 고객인지를 형성하겠다 라는 가설이라면 굉장히 그럴듯한 새로운 발상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런 해석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견해)


또 하나의 디테일은 화장실에 가면 딱 눈높이에 항상 교보문고 직원xxx의 추천도서라는 설명하에 책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하는 도서 추천이 보인다. 이런 추천들은 사실 많은 서비스들에서 행하고 있다. 화장실이라는 공간은 너무 볼 게 많은 세상속에서 사람이 온전히 집중하기 좋은 공간이다. 몇초라도 노출되고자 어마어마한 돈을 쓰는 세상에 얼마나 좋은 디테일인가! 놓치기 쉬운 이런 디테일한 부분들도 참 배울점이라 생각한다.


Insight 4. 누군가의 뜻을 담은 공간 :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값 비싼 인테리어나 마감재 사용, 력셔리 가구로 치장한 공간보다 그 누군가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애정어린 공간을 좋아한다. 눈에 보기에는 조금 덜 예쁘더라도 만든이의 열정이나 진심이 담긴 공간들에 더 마음이 간다. 그 점에서도 교보문고는 멋진 공간이다. 교보문고를 네이버에 검색하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교보문고는 1980년 12월 세워진 후 이듬해 6월 광화문점을 열면서 대형서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교보생명의 창업자인 고(故) 신용호 회장은 교보생명 광화문 사옥 지하에 수익성 높은 상가를 유치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세계 최대 규모 서점인 교보문고를 열었다. 이는 ‘자원이라고는 오직 사람밖에는 없다’는
창업자의 인재 육성의 신념과도 일치한다.”


교보타워에 근무하는 지인의 말을 빌려보면 실제 사업적으로는 수익이 엄청 좋은 사업이 아니라고 얼핏 들었던 거 같다. 사실 대기업들의 비전이나 이념들은 보여주기식이 많은데 교보문고는 창립자의 뜻이 아직 보존되어 있는 공간인 점을 높이 산다.내가 좋아하는 기~다란 책상 역시도 이러한 공간의 목적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가구이며, 비록 모두가 구매하지 않더라도 책을 가까이 하길 바라는 마음, 이런 진심 어린 마음에는 존경을 표한다.


입구에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라는 동상이 이 창립이념을 잊지 말라는 듯 크게 자리 잡고있다. 그 곳에서 방문을 기념하며 사람들이 특히 어린이들이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앉아서 도란도란 쉬고 가기도 한다. 날씨가 좋은 여름가을쯤이 되면 이 동상 근처에 작은 소품들을 파는 플리마켓도 열린다. 그런 소소하고 정겨운 풍경들도 내가 이 공간을 사랑하는 이유다.


마치며 : 집부터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여정의 즐거움

온전히 조용하게 아무 눈치도 안보고 쉬고 싶은 날, 약속도 일정도 없는 그런날

추운 겨울엔 패딩에 츄리닝입고 모자까지 눌러쓰고 버스를 타고, 날 좋은 봄가을엔 따릉이를 타기도 하고 사실 더 자주는, 걷기도 한다. 성북구에서부터 광화문까지 가는길엔 생각보다 끝내주는 광경이 많다. 


고즈넉한 창덕궁과 돌담길, 정겨운 광장시장, 프릳츠 커피 원서점, 테라로사까지 고대의 서울 명소 부터 오늘날의 힙플레이스들까지 파노라마가 이어진다. (의미부여만땅)

산들 산들한 바람이 부는 어느 여름날에 걷고 또 걸어서 광화문에 다다를때, 눈 앞에 커다란 이순신 동상이 보일때 쯤 마시는 커피 맛은 말해 무얼하나!

어렸을적부터 나에게 서울이란 광화문같은 느낌이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드라마 스토브리그 리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