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리듬의 공명(Resonance)

Resonance of Words and Rhythm

by 지누리즘

서성이던 "ㄱ"과 "ㄴ",
아와 어,
표류하던 자음과 모음이
어느 날 인연처럼 만나
한 글자가 되고
그 글자가 단어가 되고
단어가 문장이 되고
문장이 문단이 되어
사람 앞에 선다.

오른손으로 막대기 잡아 한 번,
왼손도 스틱으로 한 번,
다시 오른손, 왼손,
두번이 모여 넷이 되고
넷이 쌓여 여섯이 되고
그렇게 6연음이 되고
또 32비트의 8연음이 되어
강세를 달리하며
속도를 바꾸며
느낌을 만들어낸다.

그 강세와 템포는
사람에게 투영되고
투영을 넘어
그 사람 안으로 깊이 들어가
치유가 된다.
리듬이 음율과 악상을 타고
음악이 되어 세상에 나오고

드럼과 만나 기쁨과 슬픔과
인생의 모든 결을
맛깔나게 두드린다.

작사와 작곡,
뮤지션과 드러머가 만나
멋진 음악이 탄생하고
그 음악은 전 세계를 누비며
사람들의 뇌리와 귓가에 맴돌며
희로애락을 함께 짊어지는
하나의 친구가 된다.

어떤 날은
데모의 현장에서
강력하게 외치고,
어떤 날은
우리의 삶을 녹여
십 년, 이십 년 뒤
그 시절을 다시 불러낸다.

음악은
기쁨을 감추기 못하게도 하고
때론 눈물을 흘리게 하며
내면을 치료한다.

글 또한 그렇다.
강렬한 단어나 문장으로
사람에게 아픔을 주기도 하고
실족하게 하기도 하며
때론 따뜻한 말로
생명을 살리기도 한다.

그 강력한 힘은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어느 장소인가에 따라,
힘이 달리 실리게 되고
그렇게 세상이 달라진다

겉으로는
대상에 부딪혀 영향만 주고
끝난 듯 보이지만
그 힘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말을 창조한 자에게,
리듬을 시작한 자에게,
음악을 만든 자에게
그대로 보응한다

내면이 찢길정도로 아프기게도 하고
음악치료처럼 더 없이 행복하게도 한다.

좋은 말을 하면
집에 돌아와
아무렇지 않게
그냥 기분이 좋고,

사람을 실족하게 하는 생각만으로도
며칠 뒤, 몇 년 뒤
씻기지 않는 감정이
자기 안에 남아 내면을 괴롭힌다

그러므로
리듬을 만들 때
글을 만들어 말할때
깊이 심사숙고 해야하고
먼저 내면에서 승화되어야 한다.

이미 저질러 졌는가
응당 받아야 하는 업보가 있다
피하지 말라

리듬도,
말도,
조심스러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은 모음 자음 하나,
작은 박자 하나 하나가 모여
세상을 흔들기도,
사람을 살리기도 하므로.

그렇게
글과 리듬은
서로를 두드리며
서로를 받아 적으며
하나의 예술로
공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