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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Jul 19. 2019

시대가 변해도 고정된 선배의 마음

"너희들은 참 좋겠어. 좋은 세상에 태어나서..."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미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었고 확산되고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얼마 전부터 PC 오프제가 시됐다. 회의시간, 한 선배가 신입사원에게 말했다.


"축하해. 너희들은 참 좋겠어. 좋은 세상에 태어나서..."

"네?"


당황스러운 답을 내뱉는 후배들에게 선배는 "앞으로 야근 안 할 거 아니야?"라는 일방적인 대답으로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아주 오래전 한 임원이 회의시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토요일, 일요일 다 쉬고, 휴가 가고 연차 쓰면 언제 일하냐?"



아득한 시절. 나는 그 시기에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회사 덕을 본다거나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그게 당연한 줄 알고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 뿐이었다.


주 5일제는 2003년도에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어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해 시행되었다. 처음에잡음도 많았지만 지금은 당연한 제도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는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는 시대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예전의 주 5일제 시행과 비슷하게 적용된 제도다. 노사가 합의를 해도 주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시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지금은 탈도 많고 말도 많지만, 아마 서서히 자리를 잡을 것이다. 그런데 그 제도하에 있는 낡은 사람들 마음이 문제다. 세상의 변화를 애써 외면하기 때문이다. 자신은 누리지 못한 혜택에 대한 반감이랄까.


'나는 새벽같이 출근해서 달 보며 퇴근하고, 주말, 휴일 심지어는 휴가를 내고도 출근했는데, 요즘 애들은...'


소싯적 생각이 쉽게 가시지 않는 거다. 요즘 젊은 직원들은 주 5일제와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는 시대에 우연히 살게 되었을 뿐이다. 이들이 누리는 당연한 제도는 혜택이 아닌 권리다. 애써 과거에 집착하면서 비아냥거릴 필요 있을까.


불현듯 얼마 전 함께 술 한 잔 기울인 선배 말이 떠올랐다.


"아, 예전에는 사무실에서 담배 피우고, 점심시간에 컴퓨터로 게임도 하고, 싸이월드도 했는데... 그때가 참 좋았지."


후배들이 엄지를 치켜들면서 '와~ 정말 좋은 시대에 사셨네요. 부러워요.'라는 말을 건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오래전에 멈춰 순간순간 본심이 드러나는 기성세대 마음이 시대에 맞게 재가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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