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고수에게 배웁니다 #3
아침마다 팝송을 한 곡씩 따라 부르는데 가사가 가슴을 파고드는 곡이 있습니다. 바로 '위대한 쇼맨'의 OST 〈Rewrite The Stars〉입니다. 계급, 인종 차이로 사랑을 망설이는 공중곡예사 앤에게 필립이 운명을 다시 쓰다면 (What if we rewrite the stars?)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노래입니다. 우리의 운명은 정해져 있을까요? 아니면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걸까요? 오늘은 운명을 당당히 만들어 나가는 젊은 고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A는 미대 진학이라는 꿈을 가지고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한때 비리도 많았고 미대입시에 관한 부정적인 기사도 많았는데요. 그림 그리는 스킬만으로 입시 전형을 하다보니 창의력이나 인문학적 소양이 떨어진다고 해서 실기전형이 없어졌다가 다시 살아나기도 했죠.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김아타(Atta Kim)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는 학부 때 인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사진을 배웠답니다. 테크닉을 익히는 전공부터 시작하기보다는 인문학으로 상상력을 키운 후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게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A는 우리나라의 미대 실기 선발 방법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A가 입시를 준비할 당시, 체육관 같은 곳에 비슷비슷한 과제 작품을 나열해 놓으면 식당에서 사용하는 신발 집게로 교수들이 당락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많아도 '꿈'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의 작품을 그렇게 푸대접하다니요. 글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우리가 애써 쓴 글을 바닥에 깔아놓고 신발 집게로 집는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운명이었을까요? A가 지원한 곳 모두 불합격했습니다. 재수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A는 당차게 유학가겠다고 부모에게 선언했습니다. 하나 뿐인 딸을 해외로 보낼 거라고 상상해 본적도 없는 부모는 반대했고 A는 끈질기게 부모를 설득했어요. 사실 A에게 확신은 없었을 겁니다. 두렵지만 답답한 국내의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꿈꾼 거겠지요. 하지만 A는 스스로 운명을 쓰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자식 이길 부모 없다고 어떨 수 없이 A의 부모는 유학을 허락했습니다. 좀더 적극적으로 돕기로 결심하고 A와 함께 학교와 전공을 살펴봤습니다. 대학 입학을 위해 교수들을 만나 면접보는데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입학 면접을 보면 학생이 무엇을 잘 하는지, 입학하면 어떤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건지 등 기능 중심적인 질문을 하는데요. 해외 학교에서는 학생 개인에게 집중해서 질문했다고 합니다. 학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 가치관은 무엇인지, 왜 이 전공을 하려고 하는지와 같은 질문 말이죠. A의 부모는 학교가 학생을 온전한 인간으로 진심을 다해 대우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신발 집게와는 차원이 다르죠.
학생을 심층적으로 면접하는 과정에서 미술보다는 건축 전공이 더 적합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교수는 건축학에 더 적합한 학교와 교수를 추천했습니다. A는 고민 후 추천받은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운명을 스스로 쓴 A는 건축학 대학원까지 나와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미술보다 건축 전공하길 잘했다며 해외에서 잘 생활하고 있어요.
A가 재수해서 혹은 적당한 학교를 골라 미대를 갔더라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여러분에게는 운명을 다시 쓸 용기가 있나요?
A는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찾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첫째, 현실에 안주하지 않습니다.
둘째, 넓은 시야에서 가능성을 탐색합니다.
세째,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씁니다.
넷째, 진정으로 원하는 분야를 찾아 만족스런 삶을 누립니다.
제 주변에는 탁월한 분들이 넘쳐납니다. 〈일상의 고수에게 배웁니다〉라는 시리즈로 한 분, 한 분 허락을 구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들로부터 받는 영감이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가져다주길 기대합니다.
일상의 고수 1호 구체적인 실행과 측정 / 일상의 고수 2호 40년 직장생활의 원동력
운명을 다시 쓰는 삶을 생각하며 음악 감상을 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