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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x 코워킹스페이스
by 토란 Mar 30. 2018

Coco COFFICE @ el Poble Sec

적당한 거리감에 대한 이야기

Coco COFFICE @ el Poble Sec


COFFICE Barcelona.com    ㅣ    Coco COFFICE Facebook   ㅣ    Coco COFFICE Instagram 


엘 포블레 세크 역에 내린 순간 익숙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의 공기는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 아래 동네와 닮았다. 이 동네가 몬주익 언덕 바로 아래에 있는 것도, 1960년대까지 극장과 카바레가 여러 개 있었던 것도 비슷하다. 예전에는 ‘메마른 마을’이라는 이름처럼 술집만 많았던 우범지역이었지만, 점점 달라지고 있다. 바르셀로나 어디보다 훌륭한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멋진 코워킹스페이스들이 엘 포블레 세크에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사한  Coco COFFICE를 첫 번째로 찾아갔다.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Coco COFFICE 방문기 with Carole 


아주 따뜻한 분위기의 공간이에요. 모르고 왔으면 카페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맞아요. 우리가 원한 것도 그런 분위기에요. 서울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요즘 바르셀로나에서는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 때문에 문제가 많아요.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서너 시간씩 자리를 차지하고, WiFi와 전력을 사용하는 손님이 반갑지 않다고 생각하는 업장 주인이 대부분이에요.


* 바르셀로나 카페의 에스프레소는 보통 1.2유로에서 시작해서 2유로를 넘지 않는다. 한국 돈으로 1,600원을 내고 몇 시간을 앉아있으면 정말 환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스페인의 카페 문화가 워낙 서울과 다르다. 아침 일찍 출근하기 전에 카페에 들러서 우유 넣은 커피 한 잔과 으깬 토마토를 바른 바게트 또는 초콜릿 크루아상을 먹고 금세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세트 메뉴를 먹어도 1.7유로~2.5유로 정도면 충분하다. 이런 카페 환경에서 WiFi와 전기 콘센트는 전혀 당연하지 않다.


바르셀로나 최초의 코피스족을 위한 공간. Image from COFFICE Barcelona.com


서울은 카페에서 일하는 게 아주 자연스러워요. 대부분 빠른 속도의 WiFi, 넉넉한 숫자의 전기 콘센트가 있어요. 대학생들도 도서관에서 자리를 구하기 어렵거나, 팀 프로젝트를 위해서 카페로 공부를 하러 가요. 특히  시험기간 대학교 근처의 24시간 카페는 자리가 없어요. 열심히 공부하는 직장인도 많아서, 서울의 어느 카페를 가도 공부하거나 일하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심지어 카페 안에 미팅룸, 비즈니스룸을 마련해 둘 정도예요.

바르셀로나는 그런 카페가 아직 많지 않아요. 저희가 Coco COFFICE를 오픈한 2016년에는 더 없었죠. 한국과 다르게 코피스족을 배려하기보다 원래 있었던 WiFi를 없애거나 인터넷 가능 제한시간을 만들었어요. 카페마다 성격과 방문하는 손님이 다르니 이해할 만해요.

하지만 그때도 카페에서 일하는 코피스족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어요. 그래서 충분히 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했죠.


https://instagram.com/p/BHqBFM1Bm9A/?utm_source=ig_embed

공사과정 사진도 예쁘다



커피 x 오피스 x 엘 포블레 세크 



여러 동네 중에서 고민하셨을 것 같아요. 엘 포블레 세크 지역을 선택한 이유가 있어요?

바르셀로나는 매력적인 도시에요. 그중에서도 엘 포블레 세크 만의 분위기가 있어요. ‘Authentic’ 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약간 거친 듯하지만, 진정성이 있는 동네. 앞으로 더 좋아질 지역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최근 몇 년 전부터 매력적인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어요. 덕분에 좋은 이웃과 가게들이 많이 생겼어요.


실내공간은 디자인도 멋지지만 디테일이 아주 좋아요. 

다행이네요. 꽤 큰 공사였어요.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서 같이 했어요. 북유럽 스타일은 여전히 유행이지만 저희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딱히 스페인이나 카탈루냐다운 디자인도 아니에요. 아무래도 우리 부부가 프랑스 사람이라 그럴 지도요.


프랑스에서 오셨어요?? 어쩐지 프랑스, 파리가 떠오르는 장식품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벌써 스페인에서 산 지 18년째라서 프랑스에서 왔다는 말도 좀 어색해요. 저희는 Coco COFFICE를 운영하는 것 말고도 각자 다양한 일을 해요. 이곳이 우리 부부의 작업실, 워크스페이스이기도 한 거죠. 저는 패션디자이너이고 악셀은 오페라에 특화된 여행 컨설팅 서비스 We Opera를 운영해요. 둘이서 함께 LeLook Creative Consultancy 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Coco COFFICE에서는 그림이나 소품도 그렇지만, 색상을 신경 써서 골랐어요. 너무 하얀 공간을 만들고 싶지 않았거든요. 마음이 편안해지는 연한 분홍색과 민트색으로 채우고, 오렌지색으로 포인트를 주려고 했어요. 그리고 소품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래서 계속 들여다 볼수록 재밌는 것들로 선택했어요.


https://www.instagram.com/p/BQTnUZmDUo8/?utm_source=ig_embed

https://www.instagram.com/p/BgVh7kmhH0s/?utm_source=ig_embed



적당한 거리감에 대하여


Coco COFFICE에는 주로 어떤 사람이 오나요?

아무래도 가까운 곳에 사는 동네 주민이라고 해야 할까요. 직업은 정말 다양해요. 오늘 와 있는 사람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 볼까요? 일단 저기 있는 남자분은 요가 강사인데요. Coco COFFICE에서 요가 레슨을 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클래스에 대한 기획이나 홍보를 한다거나 세무·회계 업무를 주로 해요. 그리고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여자분은 비디오 작가예요. 외부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와서 Coco COFFICE에서는 주로 편집 작업을 하죠. 그리고 미팅룸을 예약해서 회의하기도 해요. 그리고 바르셀로나에 파견을 나온 기자,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즐기는 작가가 있어요. 물론 개발자는 여러 명 있어요.


Coco COFFICE의 화사한 입구


여기에는 다른 코워킹스페이스와 다르게 멤버십이 없는데도 손님들에 대해서 다 알고 계시네요?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Coco COFFICE에는 멤버십이 없고 예약도 없어요. 정말 카페처럼 오픈 시간 중 어느 때나 와서 쓸 수 있는 공간이에요. 커뮤니티를 강조하는 몇몇 코워킹스페이스와는 전혀 달라요. 물론 저도 네트워킹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일이 더 중요합니다. 회사에 친구를 사귀려고 가는 게 아닌 것처럼, 워크스페이스에서는 일에 집중해야죠. 여기는 네트워킹을 통해 일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 아니에요. Coco COFFICE에 오는 사람들은 자기가 할 일이 이미 있어서, 그 일을 하려고 와요. 그분들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가 먼저 손님들에게 다가가는 일은 별로 없어요. 오늘 몇 시간만 사용하고 갈 사람도 있고, 딱히 자기 이야기를 안 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누군가 말을 걸면 집중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잖아요? 하지만 손님들이 저희에게 뭔가 요청한다면, 아주 즐겁게 도와주려고 해요. 서로 소개해줘서 업무상 동료가 되기도 하고, 동네 친구가 된 사람들이 있어요. 저희와 친구처럼 지내는 분들도 당연히 있죠. 동시에 Coco COFFICE에 자주 오지만 항상 조용히 있다 가는 사람도 있는 거에요. 각자에게 맞는 거리를 유지하면서 친절하려고 해요.  


https://www.instagram.com/p/BJlC3B9hsCM/?utm_source=ig_embed

이렇게 Coco COFFICE의 손님이자 멤버를 종종 인스타그램에서 소개한다



Next Coco COFFICE 


새로운 코워킹스페이스 뿐만 아니라 다른 공간까지 준비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네네, 몇 년 동안 Coco COFFICE를 운영하면서 배운 것이 많아요. 덕분에 올해 4월 3일, 그라시아 Gracia에 또 다른 코워킹스페이스를 오픈할 예정이에요. 이름은 Satellites by Coco Coffice. 여기보다 훨씬 넓어요.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워킹스페이스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바르셀로나에는 이미 코워킹스페이스가 넘치고 있어요. 하지만 잘 운영하는 곳은 얼마나 있을까요? 네트워킹, 커뮤니티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의자와 책상, 딱 맞는 배경음악 등에는 신경을 안 쓰는 곳도 많아요. 저희는 앞으로도 섬세하게 하나하나 운영해 가려고 해요. 엄청난 모험이 시작되는 기분이네요. 바르셀로나에 꼭 다시 와서 새로운 Coco COFFICE의 공간도 확인해주세요 


MARGOT HOUSE. Image from Satellites by Coco Coffice



LA CONFITERIA. Image from Satellites by Coco Coffice




나는 단골 카페가 없다. 집과 회사 근처에 꽤 좋은 카페들이 많지만, 일부러 여기저기 다양하게 다닌다. 왜냐하면, 카페 주인과 너무 과도하게 친해지는 게 부담스러워서 그렇다. 나는 카페에서 친구와 별별 이야기를 다 하고, 가끔은 업무 통화도 한다. 그래서 나의 히스토리가 그 카페에 차곡차곡 쌓이는 게 너무 부담스럽다. 물론 과도한 생각이겠지만, 아마 이런 사람이 나 혼자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Coco COFFICE가 가까이 있다면 나는 기꺼이 자주 캐롤과 악셀을 찾아갈 것 같다. 동네에 마음 붙일 곳 하나는 있어야 하니까. 도시전설 같은 카페이자 워크스페이스.



http://105-10.com/coco-coffice-el-poble-sec/

https://www.instagram.com/studio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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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직업디자이너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디자인하는 토란 www.105-1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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