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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우 Sep 19. 2024

거절에 익숙해지자

웹소설 작가가 멘탈 붙잡는 법

당사와 작품의 결이 맞지 않아 이번에는 함께 하실 수 없겠습니다. 


오늘도 또 반려다. 

이로써 올반려를 받았다. 


웹소설 작가는 항시 구직 중인 취준생이나 다름없다. 

물론 엄청 잘 나가는 탑 작가의 경우는 물론 다르겠지만.

어둠의 심연을 기어 다니는 나 같은 작가들이 그렇다.

근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멘탈이 깨졌느냐고?


솔직해지자. 

이번에 투고 돌리면서 나는 거의 다 합격할 줄 알았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던 것이다.

4년 동안 작업하면서 기존 출판사와 차기작을 하고, 작컨(작가 컨택) 들어온 출판사와 작업하느라 투고 허들이 이렇게 높았다는 걸 까먹고 있었다는 거다.


첫 번째 작품 투고 돌릴 때를 떠올렸어야 했는데... 

몇 년 지났다고 그새 배에 기름기가 낀 모양이었다. 


첫 작을 투고하던 시절, 나는 투고만 50군데를 돌렸다. 

못 들어본 출판사, 처음 들어보는 출판사 온갖 곳에 다 돌렸다. 제발 내 작품 좀 봐주십사 하면서 출판사마다 다른 투고 양식을 일일이 다 채워 넣으며 회신이 오기를 전전긍긍 기다렸더랬다.


그중에는 아예 회신이 없는 곳도 있었고, 몇 곳에서는 긍정 회신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출판사에서는 반려 메일을 주었다. 

그때는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반려를 받아도 그다지 멘탈이 깨지지 않았다.

그때 내 목표는 오로지 "출간"이었으니까.


단 한 곳이라도 내 작품을 출간해주겠다고 한다면 나는 만족할 수 있었다.

근데 그 사이 내 욕심도 조금 커진 모양이다.

대형 출판사 위주로 돌린 투고에 전부 합격하리라는 근거 없는 망상 같은 욕심말이다.


올 반려를 받은 이 원고를 어쩌지? 

투고 양식 채우고도 한 며칠 더 작업해서 10만 자나 되는 원고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한다. 

목표가 단지 "출간"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이 원고로 돈도 벌고 싶고, 작가로의 커리어도 쌓고 싶다.

그러니까 멘탈이 터지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거다.


누구는 몇십만 자를 버리고도 다시 쓴다는 데, 

내 손목은 가냘프고, 욕심은 알량해서 단 만자라도 아쉬운 상황이다. 

이거 살릴 방법 없나?

그러면서도 터진 멘탈 붙잡느라 긍정회로를 돌려본다.


일단 전에 써둔 원고, 기획 중인 원고 다시 써서 투고 돌려야지.

리메이크해서 써봐야지.

뭐 그런 생각들.


내가 넥스트 스텝을 생각하는 건 거절에서 빨리 회복되기 위해서다. 

그래서 스스로 자존감을 깎아먹는 일을 멈추기 위해서.


솔직해지자.


출판사 관계자님들아! 

나 거절받아서 마음 아팠거든. 

근데 오늘까지만 슬플 거야! 나중에 대박 작가돼서 다시 만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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