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까리해
얼굴에 피곤이 적혀 있지만 앞으로 닥칠 일을 두려워하며 잠을 설치는 나를 힐끔 쳐다보는 눈빛이 느껴진다. 내 촉은 역시 좋다. 실습 갔다가 집에 돌아온 동생이 갑자기 “언니.” 라고 부른다. 귀찮아서 “왜.” 퉁명스럽게 말하니 어제 있었던 일을 말한다.
오른 손에는 반깁스를 하고, 왼쪽 팔에 라인이 달려 있는 경우에는 혈압을 어찌 재냐고 묻는데, 순간 나도 멘붕이었다. 이럴 경우에는 나도 어떤 선택을 할 지 망설일 것 같다.
캐스트를 한 팔에 혈압을 재다가 잘못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라인 있는 팔에 재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말하니
(아마도 이알이니 조인트에 라인을 잡았을 것이다.)
동생도 손뼉을 치며 “맞지? 맞지?!” 대답한다.
상황인즉, 본인이 그렇게 하려다가 내 연차쯤 되는 간호사가 “학생 학교에서 이렇게 배웠어요?” 라고 시비를 걸었단다. 뭘 배웠냐며 동생에게 다그쳤다는데, 참 싸가지 없는 인간이다 싶었다. 한 마디를 해도 좀 착하게 말하지. 내 동생이라 쉴드 치는 게 아니라 열심히 하려는 학생한테 왜 그러냐. 학생 없으면 본인 일도 못 쳐낼거면서.
나와는 다르게 활발하고 웃음이 예쁜 애가 “그 선생님은 날 싫어하는 것 같아.” 라고 말하는데.. 얼마나 애를 다그쳤으면 그런 말을 했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럴 경우에는 어찌 하나.
참 헷갈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