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에 건전지 배터리 수명이 다 됐는지 커서가 움직이지 않았다. 마트에서 새로운 건전지를 하나 구입했는데 하필이면 사이즈를 잘못 사 온 게 아닌가. 다음 날 다시 마트로 향했다. 슬며시 번역기를 내밀었다. "交换(교환)" 그 글을 보고 캐셔가 중국어로 뭐라 뭐라 하는데 알아들을 턱이 있나. 이런 생활을 4개월째 반복 중이다. 불편함 중에는 분명 편안함이 있지만 분명히 이곳에서의 삶은 불편하다. 머무는 동안 중국에 대한 애착은 점점 커져나가지만 이곳의 삶은 분명 한계가 있다.
이런 내가 중국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사람은 헬스 트레이너다. 아주 간단한 대화가 아닌 이상 그와의 대화는 늘 번역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운동이라서 대화가 적을 거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가끔은 근육의 명칭들을 비롯한 어려운 단어들을 포함해 동작을 설명하는 말들을 번역기로 돌리다 보니 이해 자체가 불가능 할때가 많다. 가끔은 정말 답답한데 그 답답함 마저 표현할 길이 없어서 미칠지경이다. 이런 소통의 한계는 관계의 한계로 이어졌다. 처음엔 번역기를 돌리며 대화하는 것도 즐거웠다. 하지만 내 언어 습득 능력에는 한계가 있었고 즐거웠던 번역기를 쓰는 대화도 서너 달 반복되다 보니 조금씩 지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번역기로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