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힘들다고 말했는데 돌아오는 건 더 큰 상처일까 무서워 “
우리는 마음에 상처가 생기면 때론 땅굴을 파고 숨어버리곤 한다.
왜 힘든 누군가에겐 힘들면 말하라고 의지할 여지를 주는데 정작 스스로한텐 그렇게 대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나는 이런 이중성을 띠는 것일까. 공감받지 못할까 두려워서? 또 상처받을까 봐? 내 상처를 그 사람이 감당하지 못할까 봐? 와 같은 이유도 있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큰 이유는 그 사람이 나를 불쌍하게 보는 것이 싫은 것 뿐이다. 나에게 그저 옆에 있어 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동정하는 사람이 될까 두렵다. 그리고 그렇게 내 치부가 다른 사람들이 나를 떠나게 할까 봐 두려울 뿐이다.
그 외에도 사람들은 정말 다양한 이유로 숨고 싶고, 숨어버리지만, 그 많은 이유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세상에서 외면받을까 내가 나인 것을 숨기고, 내가 나인 것에 당당하지 못한 것이다. 사람이기에 완벽하지 않고, 사람이기에 그저 지치고 힘든 마음을 느끼는 것인데, 왜 우린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할까.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완벽주의적으로 만든 것일까.
우린 아직 어리고 어른이라는 무게는 너무 무거운데,
무엇이 우리에게 어른스러워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까.
정말 어이 없지만, 그 무엇도 내게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상황이 내게 버거울 수 있지만 그때 내가 힘들어하지 않고 어른스러워야 한다는 법은 없다. 안 그래도 힘든데 나를 채찍질 해가며 어른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저 우리는 각자 가진 상황에 대한 압박과 두려움 속에서 불완전하고 다소 서투를 뿐이었기에.
그러니 힘든 순간이 찾아와 나를 괴롭히더라도 상황과 니를 분리하여 바라보고, 내가 힘들어하고 있더라도 이 모습 또한 나의 모습이라며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당신이 어떤 모습이든 당신이라는 것에서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행복이라면 아득하게만 보였던 당신의 인생에서 한 페이지쯤은 내가 나로서 살아가는 시간으로 장식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