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떠나고, 나는 남는다.

그럼에도 남아준 사람들

by 윤수빈

어떤 작은 의문점 하나 때문에 저는 인간관계에 소홀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작은 의문점이 나중엔 제 몸에 가득 차서 흘러넘치게 될 때까지 전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으려, 귀를 닫아버렸고.

저의 주변 사람들은 전부 떠나버렸습니다. 그 작은 의문점은 ' 난 내 주변 사람들은 행복하게 해주고 있는가?'였다. 그런 의문점이 없었더라면 제 주변엔 많은 사람이 남아있을 것 같았지만 사실 그런 질문 없이도 떠나갈 사람은 떠나갈 것이기에. 제가 제 주변을 떠나가는 사람들을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도저히 잡히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마치 제 주변에 항상 존재하지만 정작 나는 소유할 수 없는 공기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인간관계란 있다가도 없고, 어느 날엔 자연스레 다시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건지, 한때 정말 소중했던 사람이라도 떠나갈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떠나가게 될 거라고 생각을 품었습니다. 그런 불안감을 마음에 지니게 되니, 마음 열기란 원래 쉽지도 않은 일이었지만 마음의 상처가 생길수록 점점 더 마음을 꾹 닫고 그 안에서 홀로 지내야만 한다고, 그래야 내가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된다고. 그러면서 마음의 구석에선 사람을 갈망했습니다. 그런 갈망을 애써 무시하며 사람들이 한 명, 두 명씩 떠나는 걸 조용히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조심스레 마음의 문을 열었을 때, 제 앞에는 부모님을 제외하고도, 날 기다린 사람들만 적어도 10명이 남아있었습니다. 남아준 사람들, 그 사실에 끝내 참아왔던 눈물이 터져버렸고, 아무 말 없이, 묵묵하게 날 기다려준 사람들, 너무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이렇게 한심한 나를 도대체 왜 기다려준 건지, 이렇게 무너져 내리는 나를 왜... 그토록 그리워하는 눈으로 쳐다본 건지. 그렇지만 너무 소중한 그들에게 이런 부끄러운 마음은 전할 수 없기에 그때 적어둔 편지는 서랍 가장 깊은 곳에 넣어, 숨겨버렸습니다.


언젠가는 그들에게 직접 말할 수 있을까요.

그동안 나를 기다려줘서 고마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