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라느니 AI시대라느니 하는 말들이 더 이상 새롭지 않다.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겨지던 일들이 내 삶 가까이에 다가왔다. 예전이라면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검색했을 내용을 이제는 인공지능에게 던진다. 그리고 꽤 높은 확률로 그럴듯한 답을 얻어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좋은 답을 얻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 생성형 AI에게 던지는 작업 지시 문구를 뜻하는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법에 대한 수많은 조언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생성형 AI 챗GPT에게 프롬프트를 작성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 직접 물어보니 아래와 같이 다섯가지를 제시했다.
[챗GPT가 말하는 프롬프트 작성시 주의할 점]
1. 모호한 말을 피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할 것
2. 한 번에 하나의 의도만 담을 것
3. 결과물의 형식을 지정해줄 것
4. 예시를 함께 제시할 것
5. 맥락을 알려 줄 것
사람과의 대화에서 주의해야 할 것과 다르지 않다. 한 번에 하나의 의도를 담아 구체적으로 질문할 것, 맥락을 함께 알려 줄 것. 그렇지 않으면 질문을 위한 질문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럼 여기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고 위의 다섯가지 주의사항을 지켜 질문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챗GPT의 답변 내용에 차이가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자.
[단순히 독후감을 써달라고 요청하는 질문 예시]
Q.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 독후감을 써줘.
[위의 다섯가지를 반영하여 요청하는 질문 예시]
Q. 나는 고등학생이야. 수행평가를 위해 <데미안>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해. 1200자 내외로 고등학생의 관점에서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글을 써줘. 예를 들면, 데미안의 상징적 의미나 이 책이 고전으로 유명한 이유, 헤르만 헤세의 삶과 책 내용의 연관성 등을 포함해주면 좋겠어.
사실 두 편의 독후감 모두 AI가 썼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 그러나 첫 번째 독후감이 누구나 쓸 수 있는 평이한 내용이라면 두 번째 답변에는 질문자의 요청에 따라 <데미안> 속 상징적 의미, 작가의 생애와의 연결 등 더 다양한 관점을 담고 있어 자신만의 개성이 묻어난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가? 바로 질문이다. 질문에 맥락을 담고, 내가 알고 있는 배경지식을 포함해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AI시대에 질문의 중요성은 단편적인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내가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답변의 질이 달라진다. AI시대 이전의 검색이 ‘지식’에 대한 질문이었다면 AI시대의 질문은 나만의 관점을 담은 ‘지혜’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지금까지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질문하여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열하게 질문하며 읽은 책은 우리를 더 넓은 세계로 초대한다. 그럼 다음 장부터는 어떤 질문을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해야 하는지와 좋은 질문이란 무엇인지 다양한 독서 사례를 통해 질문하며 독서하는 방법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