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에너지가 가득한 계절
다섯번째 꾸러미. 매번 새로 접하거나, 마트에서만 보았던 재료들의 유기농 버전을 만나게 될 때 새삼 신선하고 재밌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 손 끝에 전해지는 푸른 채소들의 신선함이란. 특히 열무와 근대에서 느껴지는 봄, 여름의 에너지가 좋았다.
4월 1주 꾸러미 구성
유정란, 두부, 아스파라거스, 열무, 배추김치, 머위잎, 근대.
생으로 먹기보단 꼭 요리를 해먹어야 하는 재료들이 가득가득. 봄나물이 지천에 퍼져있는 계절이라고 한다.
근대가 왔는데, 지난번과는 다르게 다 큰 어른 근대가 왔다! 국 끓여서 맛있는 건 똑같지만 씹히는 맛이 더 좋다. 머위는 쌈장을 만들어 쌈밥을 만들었는데, 머위 사이즈가 귀여워서 쌈보다는 꼭 모자를 쓴 것처럼 귀엽다 ㅎㅎㅎㅎ 쌉쌀한 봄냄새.
음, 내가 생각해도 이걸 여기에 올리는 게 어이가 없지만, 베이컨 아스파라거스 말이. 아무튼 그렇다. 아스파라거스 하면 당연히 베이컨 말이지! 하면서 예쁘게 굽굽 만들어놓곤 다 먹어갈 때 쯤 사진을 찍어야 한단 게 생각났다. 영양가득 식감 가득.
아스파라거스가 온다고 할 때부터 스테이크 가니쉬로 쓰려고 계속 벼르고 있었다 헤헤. 아스파라거스가 연해서 썰어먹기가 좋았음. 집에 남은 양배추로 코울슬로 비슷한 것을 만들어 곁들여 먹었다. 고기는 안심, 평소보다 살짝 덜 구워 미디움 레어가 되었다.
매번 맛있는 김치를 보내주셔서 김치 볶음밥도 뚝딱뚝딱 해먹을 수 있다. 믿을 수 없지만 김치볶음밥임. 치즈를 곁들인 김치볶음밥임! 매운 볶음밥엔 순한 반찬으로, 아삭한 연근전.
직접 담근 열무 김치로 만든 감동의 열무 비빔 국수 ㅠㅠㅠㅠ 이거 만들 때만 해도 약간 덜익은 상태였는데 지금 완벽하게 익음. 열무 국수가 이렇게 어려운 음식이었던 겁니다 여러분... 맛에 감동하며 여름을 한껏 느껴본다.
이것은 날치알 머위 까르보나라라는 실험적인 음식이었는데, 솔직히 날치알 까르보나라만 해도 맛없기 힘들어서 좋은 조합인지는 모르겠다. 머위의 쌉쌀함이 크림 소스에 살짝 묻어나지만 거의 존재감이 없어서 그냥... 맛있는 까르보나라를 먹었다. 단백질/식이섬유 보충용 닭가슴살 샐러드와 함께.
지난번과 다르게 커다란 근대잎이 와서 드디어 쌈밥같은 쌈밥을 해먹을 수 있었다. 돌돌 말 수있을 정도로 여유 있는 바로 이 크기지. 참치마요밥을 근대에 싸고, 따끈한 국물과 곁들이고 싶어 소고기 토마토 스프를 곁들임. 영양가 있고 맛있는 한 상.
비주얼은 아름답지 않아도, 간단하고 훌륭한 열무 비빔밥. 참기름 한바퀴 둘러줘야 스윽 스윽 맛있게 비벼지는 소리가 난다. 양푼이는 없어도 삼순이 언니를 생각하며 뚝딱 한그릇. 소세지 볶음과 곁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