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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고은 Feb 12. 2022

엄마, 나 없이 잘 지내고 있었어?

6세 아들이 외출 후 돌아와 엄마에게 한 말


▪️본원 영양사의 금일 확진으로 원의 일시 폐쇄 진행하겠습니다.


▪️42반 학부모님께서 금일 병원에서 진행한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습니다.


▪️영어교사 코로나 확진입니다.



캠핑장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찌잉~

찌잉~

찌잉~


주말인데,

키즈노트 공지사항이 쉴 틈 없이 울린다.


코로나 관련 이야기로 가득하다.

공지사항이 울릴 때마다 생각했다.


어떻게 진짜 심각하네..

코로나 진짜 코 앞까지 왔다.

이날 어린이집 갔으면 동선 겹쳤겠다.

다행이다.


그리고 또 다시 울린 알람


▪️1반 원아 코로나 확진 판정받았습니다. 해당 원아는 0일부터 0일까지 등원하였습니다.

 같은 날 등원 한 1반 원아들은 코로나 신속 항원 검사하셔서 확인서를 부탁드립니다.


같은 반이다.

그리고 0일 한 시간

우리 아들이랑 동선이 겹친다.

확진 판정받기 5일 전이라 밀접접촉자로 해당되지는 않지만 불안하기 시작했다.


캠핑장에서 여유롭게 커피 마시며 휴식을 취하던 나와 남편은 신속항원검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코로나면 어쩌지

검사받기 힘들다는데

설마 코로나 걸린건 아니겠지?


아이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1반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왔대"

"뭐 1반에?"

"응"

"우리 반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왔다고?"

"응. 그래서 너도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어. 검사받을 수 있지?"

"응"


아들은 검사소로 떠났다.

"나 코로나 검사받고 올게!"

라고 씩씩하게 외치며...


음성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막내랑 텐트 안에서 기다렸다. 갑자기 양성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5만 명이 걸리고 있는 이 상황에 코 앞까지 온 코로나를 언제까지 피해 갈 수 있을까?

아니,

피할 수는 있기는 할까?

결국 한 번은 걸려야 끝나는 거 아닐까?


어느새 나는 검색창에

양성반응이 나온다면 어떻게 대처 하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저 감기약 먹으며 음성이 나오길  집에서 기다리는 방법이 전부였다.


코로나19로 어린이집 퇴소하고  가정 보육한 기간이 1년.

그리고 다시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지 1년.

코로나 확산은 더 강력해졌고

종식을 이야기하던 우리는 이제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


언제까지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씌워야 할까?

막내는 마스크가 삶의 일부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간 기억이 아이에겐 없다.

이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아프다.

비행기를 묻는 아이들

기차를 궁금해하는 아이들

외국은 어떤 곳인지 상상이 어려운 아이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기차도 타고 비행기도 타고 외국도 갔을 텐데.


검사소로 떠난 남편을 통해 음성임을 전해 들었다.

아파한 아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기로 했단다.

아이스크림을 들고 캠핑장으로 돌아온 아들이 말한다.


"엄마, 나 없이 잘 지내고 있었어?"


"왜? 엄마 걱정 댔어?"

"응"

"검사는? 검사는 잘했어?"

"응. 근데 나 아팠어. 근데 잘했다고 아빠가 아이스크림 사줬어"


아팠다던 코로나 검사.

과연,

이번이 마지막일까?


본인 아픔보다 동생이랑 캠핑장에 남아있는 엄마를 걱정해 준 아들에게 마스크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비행기 타고 외국을 구경할 수 있는 자유를 언제쯤 줄 수 있을까?


음성이라 다행이지만

또 끝이 보이지 않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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