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고은 Jun 25. 2021

나의 목적지는 어디 일까?

정리되지 않은 집안 풍경

현관문을 열었다. 흐트러진 신발이 나를 맞이한다.


"이 신발 말고 저 신발 신을 거야."

"나도 저거 신을래. 아니 아니 저 신발 신으면 좋겠다."

두 아이가 신발을 고르고 있다.


"빨리 선택해! 이러다 어린이집 늦어."

서둘러 신발을 신기고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두 아이를 등원하고 돌아온 나를 맞이하는 건 정리되지 않은 집이었다.

제 짝을 찾아야 하는 신발들, 헝클어진 이불, 식탁 위에 방치된 컵 등


뭐가 그렇게 급했을까?

어린이집에 늦을까 봐 서둘러 준비한  맞는 걸까?

빨리 보내고 싶은 내 마음을 합리화시킨 것은 아닐까?


매일 새벽에 일어나 투두 리스트를 작성한다.

리스트를 보면 해야만 하는 일들로 가득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새벽 기상을 선택했던 나다.

하고 싶었던 것들이 해야만 하는 일에 밀려있었다.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서 살고 있다.

흘러가는 틈새시간이 아까웠다. 힘들어도 바쁘게 사는 게 잘 사는 거라 생각하며 스스로 채찍질했다.


정리되지 않은 집안을 보자 문뜩 나의 목적지가 어딘지 궁금해졌다.

나는 무엇 때문에 바쁘게 살고 있는 걸까?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건 무엇일까?


자꾸만 의문이 든다.

나는 맞게 가고 있는 걸까?

내가 가는 이 길이 내가 원하던 그 길이 맞는 걸까?


바로 앞에 보이는 것만 향해 달려왔다.

하나씩 해결하면서 보람되기도 했다.


이제는 이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일단 집부터 정리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오늘 이 마음 잊지 않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