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더 주세요!"
저녁으로 만들어준 짜장 떡볶이가 입맛에 맞나 보다.
"더 주세요!"
둘째도 더 달라고 한다.
"이제 떡볶이 다 먹어서 없는 데, 어쩌지?"
넉넉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 데 다 먹었다.
아니 심지어 부족하다. 아이가 물어본다.
"떡이 없어서 조금밖에 못했어?"
떡이 없긴 없었다.
내일 떡을 사 오자는 아이에게 사는 떡 보다 할머니가 직접 방앗간에서 해온 떡이 더 좋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내일 할머니한테 전화해서 떡을 해달라고 부탁하기로 했다.
몇 분 뒤 '카톡' 알림음이 울렸다.
친정엄마였다.
내일 떡볶이 떡 하러 방앗간 간다고 하셨다.
이런 일이 종종 있다.
남편은 장모님이 우리 집에 CCTV를 달아놓거나 도청장치를 설치한 게 아니라며 장난을 쳤다.
(아직도 탯줄로 연결이 되어있나?)
다음 날, 방앗간에 다녀온 친정엄마에게 떡을 받아 왔다.
상자 가득 떡이 들어있는 걸 본 막내가 물어본다.
"이거 할머니가 준거야?"
"응!"
"엄마, 할머니한테 고맙다고 했어?"
"... 아니!"
"고맙다고 해야지!"
"......."
고마운 일이다. 친정엄마라고 당연하게 해줘야 하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나는 당연하게 받아왔다.
왜 고맙다고 말할 생각조차 못했을 까?
아이에겐 부끄럽고 엄마에겐 죄송했다.
"엄마가 고맙다고 말 못 했어. 이따가 같이 전화해서 고맙다고 말하자."
집에 온 후에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 아이들은 할머니에게 떡을 줘서 고맙다고 정확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으려다 멈췄다.
"엄마!! 떡 고마워. 잘 먹을게."
친정엄마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당연함을 감사함으로 바꾸자고 글을 썼다.
그런 내가 감사함을 당연함으로 바꾸었다니.
아이 덕분에 당연함을 감사함으로..
또,
친정엄마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