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저우(2)
비둘기를 먹어보고 싶다든가 먹으려던 건 아니었다. 친구들과 4박 5일 동안 꽝시자치구를 넓게 여행하면서 매 끼니마다 항상 친구들이 알아서 음식을 시켜주었다. 나는 뭐 중국어도 못 읽고 무슨 음식이 맛있는지도 모르는 데다 뭐 주는 대로 잘 먹으니 아예 메뉴판을 보려는 생각도 안 하고 늘 가만히 앉아있었다.
광둥 지역하고 가까운 우저우라는 도시는 한 번도 가보진 않았지만 사진이나 영상으로 본 홍콩, 마카오 같은 분위기의 건물들이 많고 밤에 걷기에도 시내가 활성화되어 있었다. 우저우는 여행하기 진짜 색다르고 예쁜 곳이다. 혼자 가거나 했다면 혼자서 더 거리를 걷고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곳이다. 우저우에 저녁때 도착해서 광저우 광둥지역에서 많이 먹는 요리를 먹고, 다음날은 이 지역 식의 브런치를 즐기기로 했다. 전날 광둥식 저녁을 먹고, Gullinggao라는 한약맛 나는 거북이 디저트를 먹었다. 검은색의 탱글탱글한 젤리 같은데 씁쓸한 맛이 나서 그런지 코코넛밀크나 연유, 팥, 아이스크림과 같이 먹는다. 나는 굳이 이런 한약맛 나는 걸 왜 먹어? 하는데 건강에도 좋다 하고 이 지역에서 유명한 거라고 친구들은 잘 먹는다.
이 지역은 호텔에 딸린 카페테리아 같은 아주 넓은 홀 같은 곳에 지역 주민들이 모여 아침부터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한 4-5시간 동안? 수다를 떨며 식사를 나눈다고 한다. 스웨덴의 피카 문화를 떠올리면 되려나, 하고 생각했다. 10시쯤이었는데 이미 사람이 가득하다. 엄청 넓은 홀에 식탁마다 차를 우려먹는 정수기 기계를 가져다 두고 보이차와 이 지역 특산품인 리우바오차를 마시고 있었고, 실내에서 흡연이 금지라는데도 아저씨들은 뻑뻑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친구가 여러 메뉴를 시켜주었고, 아주 가정적인 친구 남편은 우리를 위해 차를 열심히 우리고 찻잔이 빌 때쯤엔 차를 계속 리필해 부어주었다. 이런 따뜻한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하고 생각했다. 빵도 딤섬도 청경채? 인지 하는 초록색 채소도 맛있다. 중국은 다양한 채소요리가 있는데 무슨 이런 것도 먹네, 하는 다양한 채소 요리가 있다.
그중에 한 요리를 먹었는데 나는 당연히 아무 생각 없이 오리라고 생각했는데, 다 먹고 나서 친구남편이 맛있냐, 비둘기인데 괜찮았냐, 하고 물었다. 아 비.. 비둘기? 그 비둘기? 평화의 상징?! 하고 말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우리 테이블의 일행들이 모두 나에게 알고 먹은 줄 알았는데 당황스럽냐는 반응을 보고 웃었다. 엇 근데 비둘기 맛있다! 부드럽고. 그냥 내 느낌엔 닭과 오리 사이의 맛 같았다, 하니 친구는 이 지역에서 비둘기 요리가 유명하고 이 집이 맛있는 집인 것 같다, 하고 말해주었다. 비둘기를 처음 먹는데 먹을 만하다. 아니 모르고 먹으면 맛있는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