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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가벼운 시작을 응원하며

by 오늘

출산을 장려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


출산율 0.6명대에 진입하고 있는 저출산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동네를 다니면 출산을 장려하는 동영상 공모전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일하는 한 명이 다른 한 명의 노인을 부양하는 시대가 올 거라는 사회적 경고와 동시에 나는 올해 2월 둘째를 출산했다. 올해 유난히 저출산에 대한 심각성을 띄는 뉴스를 보며, 나름 무거운 사회적 사명과 책임을 안고 세상을 맞이한 것 같아 둘째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어난 우리 모두는 우리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쓸모에 대해 연구하며, 부딪히며 살아갈 것이다.



인풋 대비 아웃풋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부모님은 열과 성의를 다해 우리 남매를 키우셨다. 적극적인 후원으로 유학을 포함해 유년 시절 하고 싶은 것은 대부분 경험했고, 거리가 있는 고등학교의 등하교를 모두 해 주셨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물심양면으로 우리를 지원해 주신다. 이러한 부모님의 지원과 희생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나의 도리에 대해 자주 생각하곤 한다. 딸아이의 영어만큼은 영유에 보내지 않고 내가 가르치기, 삶을 유쾌하고 즐겁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기, 아직 이루지는 못했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살기 등 부모의 걱정을 끼치지 않는 삶을 꿈꾼다. 여전히 부모님의 인풋이 빛을 발하지 못해 가끔은 좌절감에서 허덕인다.



두 마리의 토끼, 모두 잡을 수만 있다면


나에게 자아 실현, 일의 성취, 엄마의 역할 중에 하나만 골라야 한다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엄마의 역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나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쓸모를 인정받고 싶다. 지난 경력단절 3년의 시간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엄마' 스스로 자신의 쓸모를 찾는 일이 '육아'의 질 향상에 무척이나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그리고 '아내'로서, '딸'로서 조금 더 넉넉하고 여유 있는 구성원이 된다는 것을.


지난 1년 조금 넘게, 3년간의 경력단절을 마감하고 일과 둘째를 얻는 일련의 과정을 조금의 과장도 없이 담백하게 써내려가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나와 같이 스스로의 생각과 현실에 갇혀 홀로 고군분투하는 누군가가 세상에 한 걸음 나왔으면 한다. 자신의 가치를 찾아 나서고, 삶의 다양한 역할을 조화롭게 이뤄가며,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여정을 함께 하기를 권하고 싶다. 당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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