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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u Nov 21. 2018

건조한 오늘

가습기를 켜고 안경을 써도 눈이 뻑뻑했다.

분명히 아침에 일어나 양치하며 내다본 창밖에는 빗방울이 있었는데

최근 어떤 날보다 건조하다고 느껴졌다.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물기를 닦지 않은 손을 얼굴에 튕겼다.

입고 있던 가디건에도 물방울이 몇 알 튕겼지만 개의치 않았다.

자리로 돌아왔을 땐 버석거리는 손을 부비적 대다가 평소보다 많은 양의 크림을 발랐다.


버석버석 


하루 종일 건조함에 버석버석 말라가는 기분이 든다.

물도 많이 챙겨 먹고, 저녁엔 뜨끈한 국물까지 먹었는데도 말이다.

바싹 마른 이맘때의 나뭇잎 같은 걱정이 마음에 이리저리 쓸려 다닌다.

그 쓸쓸한 거리엔 차라리 첫눈이 내려와 주면 좋았을 텐데


창 밖으로 조용히 내려앉을 흰 눈을 그려본다.

'이제 거의 다 왔어'라고 누가 말해 줄 것만 같은 기분을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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