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내내 좋지 못하다.
마스크를 끼면 꼭 누가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기분이 들어서 웬만하면 사양이지만, 눈까지 따가운 이런 날에는 외투 주머니에 핸드폰과 함께 챙긴다.
오후에 핸드폰으로 슬쩍 넘겨본 기사 사진에는 미세먼지 너머의 푸른 하늘이 있었다. 아직은 가을이니 겨울은 조금 더 기다려달라는 하늘이었다. 요일이 맑은 날, 흐린 날로만 구분되어지고 마니 계절이 바래지는 건 미세먼지 탓도 큰 것 같다.
흐린 날, 흐린 날, 그리고 내일은 엄마에게 가는 날.
지난 5월 암 판정을 받은 엄마는 여름 가을 내내 항암을 받다 어제 수술을 받으셨다.
보호자는 1명만 출입하게 되어있어 식구들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병원에서 1박씩을 지내고, 내일은 내 차례가 되는 날이다. 이번 주는 내내 미세먼지로 흐리고 마침내 내 순서가 되는 내일 딱 두 가지의 구분뿐이다. 그래서일까. 어제는 빠르게 느껴졌다가 오늘은 더디게 느껴지고 있다.
긴 여러 개의 날들은 하나의 오늘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내일은 정말로 내일이 될 것 만 같다.
엄마는 이제 낫게 되는 기점의 내일.
그렇게 된다면 참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