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적긁적

프로필

by 꿈부자

프로필을 본다.


프로필을 보면, 조금 아주 조금, 그 사람과 동질감을 갖는다.


사진과 문구의 맥락이 하나일 때 더더욱.



아마도 내가 프로필의 문구를 쓸 때마다, 그 프로필 사진을 고를 때마다 그때의 감정이 드러나서일까?


아무튼 난 그 카카오톡이 업데이트란 이름의 호기심에 그 누군가의 프로필 문구를 읽곤 한다.



내 마음에 파장이 일어 너무도 고단하고 힘들 때 우연히 본 하나의 문구, 하나의 사진이 위로가 될 때가 있다.


또 한편으론 그 시원한 사진과 즐거운 문구에 나 역시도 좋아하며 부러워할 때도 있다.


하나 또 종종 보는 유튜버 말대로 내가 기준을 갖지 않으면 어떤 것을 보아도 내 마음이 흔들릴 수 있기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내려놓는 연습을 하기도 한다.


난 그가 아니니까.


난 그처럼 살고 있는 게 아니란 걸 아니까.



오늘은 회사가 무척 조용했다.


바빴으면 좋았을 내 마음과 달리 너무도 조용한 탓에 프로필을 바꾸려 마음을 먹었다.


내가 찍은 사진이 뭐가 있나 찾아보니 죄다 회사 일과 관련된 사진들과 우리 아이들 사진뿐이다.


나를 표현할 사진이 마땅히 없던 차에 마침 지인 분이 취미로 찍는 사진 하나를 카톡으로 보내주셨다.


KakaoTalk_20250616_131036119.jpg

너무도 이쁜 사진에 조금 심란했던 프로필의 문구가 조금은 밝게 수정할 수 있었다.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스님의 책 제목인데 그게 문득 떠올랐다.


뭔가 삶의 굴레를 조금은 홀가분하게 내려놓아야 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기에.



오늘은 집에 가서 책을 봐야겠다.


프로필에 맞게.


그리고 내일 아니 그 언젠가 다시 프로필을 업데이트해야지.


내 마음에, 내 기분에 맞게.


오늘 보다 더 나은 업데이트가 되면 좋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묶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