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있었다.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에 우리 둘이 있었다.
그는 웃통을 훌렁 벗었다.
그리고 유유히 바다를 누렸다.
나도 벗고 싶었다.
그의 유유자적한 수영 실력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주변의 모습에 나 스스로 검열을 하였다.
그와 잠시 같은 바다에서 수영한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그가 떠난 자리에서 아쉬움에 글을 적는다.
난 자꾸 무얼 그리 의식할까.
점점 더 옷 속에 숨는다.
바닷속에 숨는다.
나는 어디에서 마주하려나 파도 소리에 한숨을 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