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입시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고함.
1월 11일 '미대입시 코리아'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서울여대 공예과 정시 실기 주제가 공개됐다. 이 실기 주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다.
"내가 생각하는 방탄소년단의 이미지로 공예적 사물을 표현하시오"라는질문에 대해, 일부 누리꾼은 방탄소년단을 모르는 사람은 입시에 떨어질 것이라며 맹목적으로 비난했다.
이러한 비난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합리적이고 정당한 비판이 아닌, 단순히 '여대'와 방탄소년단에 관한 혐오가 그 비난의 주된 이유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제의 주제는 '방탄소년단 그 자체'가 아닌 '방탄소년단의 이미지로 표현한 공예적 사물'이 주제이다. 이 경우 방탄소년단에 대한 팬심은 오히려 독이 될 수가 있다.
문제는 '방탄소년단'에 대해 얼마나 알고있는지가 아닌 '방탄소년단의 이미지를 표현한 공예품'을 강조한다. 때문에 문제에 대한 비난은 헛발질이다.
방탄소년단이 무슨 곡을 냈고 무슨 행동을 했는지 안다고 잘볼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 혹여나 방탄소년단을 모른다해도 그에대한 생각을 이미지로 표현하면 되기에 논란이 될 문제가 전혀 아니다.
문제를 비판하는 일부 누리꾼의 논거중에 하나는 아이돌 방탄소년단이 서울여대 공예전공의 인재상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비난한다.
하지만 이 역시 서울여대 공예전공 홈페이지에서 인재상을 검색해보면 옳지않은 비판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서울여대 공예전공의 인재상은 시대를 담는 공예가와 소재에 대한 고찰이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했던 아이돌 중에 한명으로 K-POP을 대표하는 아이돌이다. 시대를 담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방탄소년단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닌, 이에 대한 고찰을 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 시험문제였다. 이는 서울여대 공예전공의 교육목표와 부합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어느 시험이건 상관없이, 배경지식이 요구된다고 생각되는 문항이 있으면 일부 누리꾼 및 수험생들은 거부감을 가진다.
이번 서울여대 공예전공의 실기문제 뿐만아닌 2019학년도 수학능력시험 국어 31번 문제 또한 이와 비슷한 이유로 비난받았다. 본질을 포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비난이 아닐 수 없다.
학습자의 창의성을 평가하는 유형에 익숙하지 않고 단순 개념을 외워서 문제를 기계적으로 푸는 데에 익숙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을 깨야하다. 물론 단기간에 고쳐질 수는 없다.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 개개인의 창의성을 묻는 문제가 근거없는 비난을 당하지 않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