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의 시대, 연결의 의미

데스 스트랜딩 리뷰

by Wunder
게임명: 데스 스트랜딩
제작사: 코지마 프로덕션
출시일: 2019.11.08

‘데스 스트랜딩’은 플레이어를 사유의 장으로 끌어들인다. 게임은 세계 멸망 이후 단절된 미국 대륙을 배경으로, ‘샘 포터 브리지스’가 인간과 도시,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 나가는 여정을 그린다. 그 과정은 다소 느리고 반복적일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적 사유와 연출적 성취는 실로 독보적이다.


’데스 스트랜딩‘의 스토리는 인간 존재와 죽음, 고독과 연결에 대한 은유로 가득하다. 게임 속 ‘해변(Beach)’는 죽음과 삶을 연결하는 초월적 공간이며, ‘BT’는 죽음을 넘어온 존재로 인간 세계에 공포를 투사한다. 샘은 이런 존재들 사이에서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외로운 여정을 이어가며, 플레이어는 그와 함께 ’타인과의 연결‘이라는 테마를 반복적으로 체험한다. 이는 플레이측면에서도 비동기 멀티플레이어 방식을 통해 타 플레이어가 설치해 둔 구조물을 사용하는 등, ’연결‘의 테마를 끌고 온다. ‘다리(Bridge)’라는 이름부터 게임 전체가 은유로 가득 차 있다. 이는 단지 설정이나 배경의 요소가 아니라, 플레이 자체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다.


연출 면에서도 ’데스 스트랜딩‘은 영화적 문법과 게임적 내러티브의 경계를 허문다. 촘촘한 세계관 설정, 긴 컷신, 정지된 듯한 묘사와 거대한 스케일의 음악은 플레이어를 ‘체험자’로 만든다. 음악은 특히 인상 깊다. 광활한 황무지 위를 걷는 고독한 순간마다 흐르는 음악은 감정을 이끌어낸다. 이는 시네마틱 경험과 게임 플레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그러나 ’데스 스트랜딩‘은 모두에게 환영받을 게임은 아니다. 게임성은 ‘배송 시뮬레이터’라는 비아냥을 들을 만큼 단순하며 반복적이다. 전투는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플레이는 무거운 짐을 메고 험준한 지형을 이동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된다. 하지만 이 단조로움 속에 담긴 의미야말로 코지마가 전달하고자 한 바다. 플레이어는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다른 플레이어의 흔적을 통해 도움을 받으며, 연결의 가치를 체화한다. 이는 단순한 상호작용을 넘어선 ’연결‘이다.


영화를 평론할 때면 영화의 본질인 ’촬영과 편집‘을 통한 운동성을 중심에 세우곤 한다. 게임의 본질은 무엇일까. 게임의 본질은 ’선택과 보상‘이다. 플레이어는 선택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얻는다. 더 나은 보상을 위해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게임은 ’연결‘을통해 그 본질을 충족한다. 그와 동시에 감정과 철학, 사회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한 단계 나아간 새로운 예술 장르로서의 게임을 선언한다. 단절을 살아가는 지금, 연결을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