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오겠습니다>
@w_unsoa
심리 검사를 했더니
날더러 꺾인 날개라고 했다
아니, 심리 검사가 아니라 사주팔자였나
아니지, 사주팔자도 아니고 타로였던가
알고 싶은 건 많은데 닿을 길이 없고
아는 건 넘치는데 쏟아낼 곳이 없구나
평생 이렇게 살 거야
너는 너를 넘어서는 일만 해
팔을 꺾어 등을 더듬는다
깃털이라도 만져지면 안도하고 싶은데
- 그럼 저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날개가 자라지 못하도록 날개뼈를 나란히 모아두고
손깍지를 끼어 가슴에 포개었다
장례식과 비슷한 모양새가 되었는데
어쩐지 이것은 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라지도 않은 날개를 먼저 눕혀두면
조금은 편해지려나
역시, 선빵
평생을 이렇게 사는 걸까
평생을 나랑 싸우면서 이렇게
- 있지도 않은 것을 죽이지도 살리지도 말라는 말씀이신가요?
팔을 꺾어 등을 더듬는다
접힌 날개뼈가 꺾인 팔을 따라 움직인다
아, 이것은 장례식이 아니라 조문이었음을
뒤늦게 알아챈다
향 냄새가 깃털처럼 나부끼고
어쩐지 내 어깨 뒤에 자리를 잡는 것도 같다
절을 마친 후에
비로소 나는 내가 되어 일어선다
땅으로 걷는 미완의 뼈를 등에 달고
가야 할 곳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