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쁜 사람은 누구인가
2023년 7월 25일, 서울 헤화 JTN아트홀 1관에서 연극 <진짜 나쁜 소녀>를 관람했다. 이전까지 연극을 봤던 기억이 없던 터라 첫 연극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나의 첫 연극으로 기억될 것 같은 작품이다. 그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와 극 자체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것 같다.
연극을 보면서 느꼈던 점은 세 가지 정도 된다.
첫째, 이무길은 황지희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황지희는 자신이 몇 년간 이무길의 노예로서 주고 받는 관계였다며 이무길의 행동은 사랑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무길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이무길은 분명히 황지희에게 집착을 보였으며 폭력을 가하였다. 그러나 중간에 황지희가 헤어지자고 하자 엔터고 뭐고 다 때려치고 떠나자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이무길은 황지희를 사랑한 것인가. 아니면 단지 집착의 대상이었을까.
둘째, 김요아를 왜 '진짜 나쁜 소녀'라고 표현했을까?
김요아는 학교 폭력, 억울한 옥살이, 강간 등으로 인하여 지옥 같은 삶을 살았다. 그리고 지옥 같은 삶 속에서 '진짜 나쁜 소녀'로 변하는 과정이 연극 속에 담겨 있다. 그렇다면 김요아는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이다. 그렇다면 왜 '진짜'라는 강조구를 넣어 표현했을까. 일방적인 가해자보단 덜 나쁘지 않은가.
셋째, 김요한은 나쁜 사람인가?
김요한은 분명히 변호사로서 의무를 무시한 채 살인을 한 김요아를 도와주웠고 끝내 바로잡지 못한다. 그리고 앞으로 동생인 김요아의 부탁을 들어줄 것을 암시한 채 연극이 끝나게 된다. 과연 김요한은 도덕적으로 옳바른 사람인가? 과연 '가족'이라는 단어 앞에 '변호사'로서, 나아가 인간으로서 의무는 무너질 수 있을 것인가?
마지막으로 더운 밤 멋진 공연을 수놓은 최창빈(김요한), 윤지원(김요아), 이준경(이무길), 이예나(황지희), 임재성(보이) 배우님에게 뜨거운 박수를 다시 한번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