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공포

by 이장순

내가 아주 어렸을 적 논두렁의 공포를 느낀 적이 있다. 논두렁 위에서 논으로 뛰어내렸는데 깊이는 어찌나 깊던지 오른팔을 잘못 디딘 덕에 인대가 늘어났는지 시큰거리고 논두렁 위로 올라가려고 애썼지만 끝내 포기하고는 울고 있는데 논을 지나서 마실 가시던 아버지 다친 나를 안아 올려 병원으로 가셨다. 병원에서 뼈를 보시던 선생님은

" 이러면 안아플거야"

팔은 안 아팠지만 기브스가 내 팔을 잡아먹었다.

지금 논두렁은 사라지고 밭으로 변해 버렸고

듬직했던 아버지는 없고 논이 있던 자리는 고구마가 자란다. 제사 때면 생각나는 아버지

애틋함은 세상에 없는 지금 생기는 것일까!

살아있을 때 효도하라지만 살아계실 때 모르는 것 또한 효심 논두렁에서 떨어질 때 휘어진 팔이

후유증으로 남아 당신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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