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직장내 '외로움'과 대안적 '우정' 관계관리

기업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전문적 우정'과 '외로움 관리'의 통합 방안

by KEN

기업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외로움'과 대안적 '전문적 우정'의 관리'에 대한 고찰



0.


오늘 우리가 살펴보려는 주제는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의 생산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제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변수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적 인프라나 자본의 규모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2026년 현재, 글로벌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파괴적인 위협 가운데 하나는 구성원들의 심리적 기반을 잠식하고 있는 ‘외로움의 확산’, 이른바 Loneliness Epidemic입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대안으로 점점 더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전문적 우정Professional Friendships’의 복원과 '가치 중심의 인간관계 통합'입니다.


이 문제는 이미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 왔습니다. 전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USPHS 단장. 비벡 머시는 2017년에 외로움이 공중보건 차원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고, 폴 잉그램은 2026년 들어 조직 내 ‘전문적 우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조직 경영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두 관점은 서로 보완적인 시각에서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논의에서는 직장 내 대인관계가 생산성, 창의성, 그리고 조직의 지속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 이러한 관계 자본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로드맵이 무엇인지 함께 검토해 보겠습니다.



1.

직장 내 외로움 — 보이지 않는 생산성 저해 요인


먼저 ‘외로움’이라는 개념부터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로움은 개인이 갈망하는 사회적 연결의 질과, 실제로 경험하는 관계 사이에 존재하는 주관적 괴리에서 비롯되는 고통스러운 정서적 상태로 정의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것이 단순히 혼자 있는 상태, 즉 ‘사회적 고립’과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천 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는 대형 사무실에 있거나, 하루 종일 디지털 메시지가 오가는 환경 속에 있다고 해서 외로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구성원들은 충분히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주관적 소외감이 조직 전체의 실행 기능을 서서히 마비시키는 중요한 기제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제 외로움의 확산이 어떤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중심의 case임을 감안)


1980년대 이후 미국 성인들이 외로움을 느낀다고 보고하는 비율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이 현상은 현대 노동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선 지리적 이동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과거에 존재하던 지역 공동체나 가족 중심의 지지 기반이 점점 약화되었습니다. 여기에 1인 가구의 증가가 더해지면서, 퇴근 이후 정서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관계적 공간도 점차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기술적 연결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1995년 이후 출생한 Z세대가 가장 외로운 세대로 조사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디지털 소통이 결코 깊은 인간적 유대감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징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장 환경의 변화 역시 이러한 고립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원격 근무와 긱 경제Gig Economy의 확산은 업무의 유연성을 높였지만, 동시에 동료들과의 대면 상호작용이나 비공식적 정보 교환의 공간을 크게 줄였습니다.


심지어 개방형 사무실조차도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많은 구성원들이 헤드셋을 착용한 채 모니터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함께 있지만 고립된’ 역설적인 환경이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외로움이 개인과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외로움은 단순한 심리적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신체적 건강과 인지적 성능 모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사회적 연결이 결핍되면 우리 몸의 신경계는 지속적인 비상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그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만성적으로 분비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혈압 상승, 면역력 저하, 심혈관 질환, 치매와 같은 다양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건강상 위험도는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기업의 관점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사실은 외로움이 뇌의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을 손상시킨다는 점입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직원은 추론 능력, 의사결정의 정확도, 그리고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에서 눈에 띄는 저하를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지적 저하는 곧바로 업무 성과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더해 사회적 고립감은 창의적 사고에 필수적인 심리적 안전감을 약화시킵니다. 결국 이는 조직 전체의 혁신 역량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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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문적 우정의 전략적 가치 — 폴 잉그램의 가치 통합 모델


잉그램 교수는 2026년 HBR 기고문에서 매우 흥미로운 지적을 합니다.


그에 따르면, 직장 내에서 개인적 우정과 전문적 관계를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경영 통념이 오히려 조직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장벽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공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가 섞이게 되면 업무의 객관성이 흐려지거나 관계의 가치가 약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연구 데이터를 살펴보면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진정한 우정이 전문적 네트워크와 결합될 때, 조직 구성원들은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유용성과 개인적 웰빙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잉그램 연구의 핵심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가치관의 동질성Values Homophily’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의 가치관이 유사하다고 느낄 때 형성되는 관계, 즉 ‘전문적 우정’은 단순한 사교 관계를 넘어 매우 강력한 비즈니스 자산으로 작동합니다. 이러한 관계는 조직 내부의 신뢰 수준을 크게 높이고, 학습의 속도를 가속화하며, 협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전문적 우정이 특정한 관계의 역학을 지닌다는 것입니다. 이 관계는 먼저 ‘정서Affect’에서 시작됩니다. 개인적인 호감과 가치의 공유가 관계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관계는 ‘도구적 유용성’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개인적 친밀감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업무적 지원, 중요한 정보의 우선적 공유,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까지 확장됩니다.


결국 이 연구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정이 비즈니스를 ‘값싸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효율적이고 강력한 협력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가치 중심의 전문적 우정이 조직에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조직 구성원들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더 높은 회복력을 발휘하도록 돕습니다.


동료로부터 사회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직원들은 도전적인 과업을 수행할 때 더 큰 용기를 내게 됩니다. 또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위축되지 않고, 창의적인 시도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관계망은 조직 내부에서 지식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만들어, 전체적인 학습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잉그램의 연구 역시 이러한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개인이 조직의 문화를 수용하고, 가치관을 공유하는 동료들과 유대감을 형성할 때 창의성이 가장 크게 발휘된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기업은 구성원들에게 단순히 업무 가이드를 제공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서로의 가치관을 확인하고 깊은 우정을 형성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을 조직 안에 마련해야 할 전략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3.

리더십과 고립 — '정상에서의 외로움'에 대한 진단


기업 조직 안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집단이 있습니다. 바로 최고 의사결정권자와 관리자들입니다. 이들은 역할의 특수성 때문에 오히려 외로움에 가장 취약한 집단 가운데 하나로 나타납니다.


비벡 머시의 보고에 따르면 CEO의 절반 이상이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깊은 고립감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2026년의 데이터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신임 CEO의 경우,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이 7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더의 외로움은 단순히 개인이 겪는 정서적 고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조직 운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고립된 상태에 있는 리더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타인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 어려워집니다. 그 결과 판단이 편향되거나, 팀 내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유발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리더가 느끼는 정서적 불안정은 조직 전체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의 전염은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을 약화시키고, 구성원들이 혁신적인 시도를 하려는 의지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최고 경영진뿐 아니라 초급 관리자Frontline Leaders에게도 나타납니다. 특히 승진 직후 이들은 고립의 위기를 경험하기 쉽습니다. 이전 동료들과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거리두기Distancing’ 현상이 발생하면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피어 그룹Peer Group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리더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자본을 약화시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리더십의 실패, 나아가 조직 성과의 저하로 이어질 위험을 낳게 됩니다.


리더십의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의도적인 연결Intentional Connection’이 필요합니다.


우선 신임 리더들은 자신이 느끼는 불안이나 고립감이 개인적인 실패의 징후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역할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적인 현상입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리더들과 ‘연합체Network of Allies’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서로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전략은 ‘약한 유대Weak Ties’의 힘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질리언 산드스트롬의 연구에 따르면, 복도에서 동료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네거나 짧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개인이 느끼는 행복감과 연결감이 약 17%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Google과 같은 선도적인 기업들은 무작위 가상 커피 챗Coffee Cha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사소해 보이는 이런 미세한 연결들이 실제로는 조직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혈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4.

측정과 진단 — WILS 척도의 도입과 활용


외로움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가시화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그동안 널리 사용되어 온 'UCLA 외로움 척도'는 개인이 느끼는 전반적인 고립감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도구였습니다. 그러나 기업 조직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나타나는 관계의 역학을 충분히 포착하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2026년에 새롭게 제시된 것이 바로 ‘직장 내 고립 및 외로움 상태(WILS) Workplace Isolation and Loneliness State’ 척도입니다. 이 도구는 조직 환경에서 발생하는 외로움의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제 WILS 척도가 무엇을 측정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 척도는 직장 내 외로움을 네 가지 차원으로 분석하여, 조직이 어느 지점에서 개입해야 하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는 도구입니다.


첫째는 직장 내 외로움 인식(Sense of Loneliness)입니다. 이는 구성원이 물리적인 사무 공간이나 디지털 협업 환경 속에서 느끼는 주관적 소외감의 정도를 직접적으로 측정하는 항목입니다.


둘째는 유용성 인식(Sense of Usefulness)입니다. 이 차원은 2026년 연구에서 새롭게 강조된 요소로, 자신의 업무와 존재가 조직과 동료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느끼는 감각을 의미합니다. 유용성 인식이 높은 직원은 일시적인 소외 상황을 경험하더라도 비교적 높은 심리적 탄력성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셋째는 정서적 연결(Emotional Connections)입니다. 이는 동료들과 업무적인 관계를 넘어 감정적인 유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서로가 진심 어린 관심을 주고받고 있다고 믿는 수준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조력 가능성 인식(Sense of Assistance)입니다. 이는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기꺼이 도움을 줄 동료가 주변에 존재한다는 확신을 뜻합니다. 이러한 인식은 팀워크와 협업이 실제로 작동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이러한 측정 도구를 활용하게 되면 외로움은 더 이상 단순한 ‘개인적 감정’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조직이 관리해야 할 ‘가시적인 조직적 과제’로 전환됩니다.


기업은 정기적인 조사를 통해 조직 내부에서 나타나는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부서나 직군에서 ‘유용성 인식’이 급격히 낮아지는 현상이 발견된다면, 즉각적으로 직무 재설계를 추진하거나 가치 공유 워크숍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격 근무의 비중이 높은 팀의 경우에는 더욱 정교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팀에서는 정서적 연결과 조력 가능성 인식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사회화 전략을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5.

생산성 혁신을 위한 사회적 자본 구축 로드맵


비벡 머시와 폴 잉그램의 논의를 함께 살펴보면, 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전략적 방향이 드러납니다. 이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관계의 가치 재정의, 둘째는 사회적 인프라 구축, 그리고 셋째는 리더십의 솔선수범입니다.


① 관계의 가치 재정의 — '분리'에서 '통합'으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조직 문화의 철학적 전환입니다. 직장 내 우정이 업무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오래된 고정관념부터 과감히 깨야 합니다. 오히려 공유된 가치에 기반한 깊은 유대감이 성과 창출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을 조직 전체에 분명히 선언할 필요가 있습니다.


잉그램 교수가 강조하듯이, 동료 간의 우정은 조직 안에서 정보의 흐름을 훨씬 빠르게 만들고, 갈등을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을 낮추며,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험될 수 있는 심리적으로 안전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기업은 채용 단계에서부터 기술적 역량만큼이나 ‘가치 부합도’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가치관이 유사한 사람들이 함께 모일 때 전문적 우정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이러한 관계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팀 빌딩 행사보다 훨씬 강한 응집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성과 평가 체계입니다. 성과 지표에 협력 능력이나 조직의 사회적 자본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포함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관계 구축은 단순한 부수적 활동이 아니라, 조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핵심적인 업무로 자리 잡게 됩니다.


② 사회적 인프라의 설계 — 기술과 인간의 조화

2026년의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는 사회적 연결이 더 이상 ‘우연히 일어나는 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됩니다. 리더는 이를 분명한 전략적 우선순위로 격상시키고, 의도적인 사회적 인프라를 설계해야 합니다.


먼저, 상호 인식 프로그램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비벡 머시가 제안한 Inside Scoop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약 5분 정도 자신의 삶과 관련된 사진이나 이야기를 공유하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서로를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입체적인 인간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서로가 ‘원하는 방식대로 인식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약한 유대를 위한 공간 설계입니다. 물리적인 사무실은 단순히 업무를 수행하는 장소가 아니라, ‘만남과 연결의 광장’으로 다시 정의될 필요가 있습니다. 우연한 마주침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동선 설계, 그리고 비공식적인 대화가 장려되는 카페테리아 문화는 조직의 창의적 에너지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AI의 전략적 활용과 경계가 필요합니다. 인공지능이 업무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는 시대에,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라기보다 오히려 인간이 서로에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여유를 만들어 주는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단순 반복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인간 구성원들은 더 깊은 협업과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만, AI 기반의 소통이 인간 관계에서 중요한 미묘한 신호들을 가려버리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③ 리더십의 역할 — 취약성의 힘과 공감의 문화

리더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더는 조직 안에서 스스로가 ‘외로움의 관리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친절한 상사가 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취약성을 적절하게 드러내고, 구성원들과 정서적으로 연결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태도를 뜻합니다. 리더가 먼저 자신의 고민이나 일상의 단면을 공유하기 시작할 때, 구성원들도 점차 마음을 열고 보다 진정성 있는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과제는 구성원들의 유용성 인식을 높이는 일입니다. 리더는 각 개인의 기여가 전체 비즈니스 가치 사슬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명확하게 피드백해야 합니다. 동시에 동료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무대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누군가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감각은, 직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고립 방지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6.

미래 전망 — 2026년 이후의 지속 가능한 조직


외로움의 확산을 해결하고 전문적 우정을 구축하는 일은 단기적인 성과를 위한 전술이 아닙니다. 이것은 조직의 근본적인 생존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연결이 탄탄한 조직은 극심한 시장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회복력을 발휘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조직은 인재들이 스스로 머물고 싶어 하는 강력한 매력을 갖게 됩니다.


비벡 머시의 경고와 폴 잉그램의 제안을 함께 살펴보면, 결국 하나의 공통된 방향으로 수렴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성으로의 회귀’입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은 오히려 더 깊은 정서적 유대를 갈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업이 이러한 인간 본연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때 비로소 최상의 생산성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2026년 이후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기업은 구성원을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가치를 공유하는 동료로 대우하는 조직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사이의 우정을 장려하고, 외로움이라는 보이지 않는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정리해보면, 현대 기업의 생산성은 거창한 시스템이나 기술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동료의 얼굴을 바라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는 그 짧은 순간들 속에 그 뿌리가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리더와 경영진은 직원들의 기술 점수만을 평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조직 안에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다시 말해 ‘우정의 깊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바로 그것이 외로움의 확산을 멈추고, 2026년이 던지는 도전을 혁신의 기회로 전환하는 가장 중요한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오늘 새벽 5시 30분쯤이었습니다. 화들짝 놀라 숨을 가쁘게 쉬면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꿈속에서는 제가 현역으로 일하던 시절의 한 공장 회의실에 있었습니다. 제가 회의를 주관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정작 노트북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급히 노트북을 가지러 가려고 했는데, 공장 건물의 내부 구조가 전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 안에서 이리저리 헤매다가 겨우 출구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제 꿈에서 자주 반복되던, 익숙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겨우 제 사무실에 도착해 노트북을 들고 다시 회의실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노트북 배터리가 다 되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다시 전원 어댑터를 찾으러 사무실로 달려가야 했습니다.


그렇게 허둥지둥 다시 회의실로 돌아왔을 때, 당시 부문장이었던 사장이 앉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얼굴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었고, 그는 시간이 없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나서면서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이렇게 당신과 인연을 맺는 건가?”


그 말을 듣고도 저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찾지 못한 채 엉거주춤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참으로 찜찜했습니다.


아마 그래서였을 겁니다. 오늘 읽은 이 글이 유난히 마음에 와 닿았던 이유가요.


내용을 읽으면서 여러 대목에서 깊이 공감했습니다. 현업에 있을 때 늘 느끼던 이야기들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글이 여러분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늘 건승을 빕니다.



[참고자료]

1. "Don’t Underestimate the Value of Professional Friendships" by Paul Ingram / January 5, 2026 / HBR

2. "Work and the Loneliness Epidemic" (Reducing isolation at work is good for business) by Vivek Murthy / September 26, 2017 / H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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