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한국 야구 즐기는 법 | 김정원
2024년 한국 야구는 역대급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역대 최초로 전반기 600만 관중을 돌파했으며, 계속해서 최다 매진 경기 신기록을 세우고 있어요. 이러한 흥행 기록들은 2024년 한국 야구의 인기를 실감하게 해 주는데요. 이렇게 한국 야구의 인기가 올라간 데에는 MZ세대의 영향이 크다는 점, 알고 계신가요?
‘2023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 프로야구 보고서’에 따르면 10개 구단 중 6개 구단에서 20대 팬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14세~19세 팬 비율도 8.9%에서 지난해 14.9%까지 늘어났죠. 아빠들의 스포츠라고 불리던 야구 이미지는 점점 사라지고, MZ세대에서 새로운 야구 붐이 일고 있어요.
구단 내 성비 비율은 대체로 남성 팬과 여성 팬이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지만,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우 여성 팬의 비율이 약 75%와 65%로 압도적으로 높았어요. 이전에 비해 여성 팬의 비율 역시 많이 늘어난 추세예요. 지금부터 야구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 비결을 함께 살펴볼게요.
2022년 6월 시작한 JTBC 프로그램 ‘최강 야구’는 전성기를 겪은 야구 선수들이 은퇴한 후에 다시 모여서 ‘최강 몬스터즈'라는 팀으로 활약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최강 몬스터즈'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그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요. 야구를 잘 모르는 '야알못'도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어 명실상부 ‘야구 입덕’ 방송으로 자리 잡았어요. 현재 ‘최강 야구’는 평균 시청률 3%이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즌 3을 방영하고 있어요.
유튜브 ‘채널 십오야’의 ‘찐팬구역' 역시 많은 야구 입덕자를 만들고 있어요. ‘찐팬구역'은 '한화 이글스의 찐팬들과 다른 팀의 팬들이 함께 경기를 보는 콘텐츠로, 보다 보면 자연스레 야구의 규칙과 용어는 물론 응원가와 율동도 알 수 있어요. 어려운 규칙과 용어로 야구의 진입 장벽이 높았던 과거와는 달리, 야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하며 1020세대들도 자연스레 야구에 입문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야구는 ‘가성비 엔터테인먼트’라고 불리기도 해요. 다른 문화생활에 비해 저렴한 티켓값으로 가족들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하기에 부담이 없죠. 야구장에서의 다양한 먹거리와 이벤트 역시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는 재미 요소 중 하나예요. '직접 보러 오지 않으면 즐길 수 없는' 경험 덕분에, 야구 직관은 이제 단순한 관람을 넘어서 문화생활 그 자체로 자리 잡고 있어요.
야구팬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음식, 고척돔의 크림 새우와 문학 경기장의 빙수를 알고 계시나요? 야구장 안에 음식점이 많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배달 문화가 정착하면서, “야구장에 먹으러 간다”라고 말하는 야구팬들이 늘어났어요. 또한 먹는 거에 진심인 k-한국인들답게 인천 문학야구장에는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바베큐존이 있답니다. 문학 경기장의 야구 중계를 보다 보면 고기를 굽는 장면도 볼 수 있어요!
야구장에서 진행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벤트 중 하나는, 여름에 진행하는 KT 위즈의 ‘워터 페스티벌’이에요. KT 선수들이 안타, 홈런, 득점 등 점수를 기록하면 물대포가 쏟아져요. 신나는 음악과 시원한 물을 맞으며 춤추고 응원할 수 있다 보니 KT 팬은 물론 다른 구단의 팬들도 함께 즐기는 분위기예요.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는 ‘사직 노래방'이 열리기도 해요. 이닝 사이나 경기가 끝난 후 몇만 명의 관중이 다 같이 노래를 떼창 하는 이벤트예요. 구단의 응원곡 떼창은,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 없을 정도로 팬들의 발길을 야구장으로 꾸준히 불러들이는 매력 요소 중 하나예요!
이러한 야구장의 변화에 따라 ‘직관’에 대한 이미지도 변화하고 있어요. 최근 들어서는 ‘직관’의 연관 검색어로 ‘처음’이 꾸준히 상위권에 오르고 있어요. 이는 직관에 대한 관심이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스포츠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직관을 경험해 본다는 것을 의미해요. 예전에는 ‘찐팬’만 경기를 직관하러 가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재밌는 추억을 남기려 직관을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구단 간의 유튜브 채널 경쟁도 뜨거워요. MZ세대에게 유튜브 시청은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너도나도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힘쓰고 있어요. 이제는 구단 유튜브가 단순히 경기 하이라이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경기 전후 비하인드 스토리, 선수들의 OOTD 소개, 브이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현재 10개 구단 중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한화 이글스의 ‘이글스 티비'(32.5만 명)에는 다양한 자제 제작 시리즈와 팬이 아니어도 흥미를 느낄만한 다양한 콘텐츠가 많아요. 이러한 활발한 유튜브 마케팅 덕분에 한화 이글스에는 젊은 팬이 많이 유입되고 있어요. 야구 구단들이 MZ세대를 잡기 위해 유튜브에 신경 쓰는 이유기도 해요.
구단 입장에서는 MZ세대의 야구에 대한 관심이 반가울 수밖에 없어요. 소비에 적극적인 MZ 팬들이 구단의 다양한 굿즈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하기 때문인데요. 이를 의식한 듯, 구단에서는 귀여운 캐릭터와 콜라보를 진행해 다양한 굿즈를 출시하고 있어요.
두산 베어스와 캐릭터 ‘망그러진 곰'이 콜라보한 ‘망곰베어스' 굿즈는 판매 당시 서버가 마비되고, 10분여 만에 전체 품절 될 정도로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어요. 이후 팬들의 요청에 따라 팝업스토어까지 열렸다고 하니, 그 인기가 조금이나마 실감 나는 것 같아요. 또한 ‘에스더버니'와 콜라보를 진행한 롯데 자이언츠도 유니폼부터 응원 도구, 일상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굿즈까지 선보이며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어요.
그 외에도 많은 구단이 캐릭터와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귀여운 콜라보 굿즈가 계속해서 팬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캐릭터와의 콜라보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 예상해요. 유니폼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방, 키링, 스티커 등 다양한 굿즈의 출시는 자기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MZ세대의 마음을 제대로 저격했어요.
아이돌 팬이 자신의 최애 포토카드를 모으는 덕질 문화를 야구에도 적용한 사례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어요. 올해 세븐일레븐에서 출시한 10개 구단 총 140명의 야구선수로 구성된 KBO 카드는 3일 만에 100만 팩이 완판 되며 한국 야구의 인기를 증명했어요. 또한 1팩당 랜덤으로 3장의 카드가 들어있는 만큼, 팬들은 원하는 선수의 카드를 얻기 위해 X(트위터), 당근마켓 등에서 포토 카드를 교환하기도 했어요.
MZ세대는 한국 야구의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어요. 스포츠 관람 방식에 새로운 시각을 부여하며, 야구를 단순한 경기 관람의 차원을 넘어선 종합적인 문화 경험으로 만들어가고 있어요. 이러한 변화는 야구가 단순히 스포츠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문화와 결합하여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요.
미래에도 한국 야구가 계속해서 사랑받고, 활발한 팬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팬들과 소통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거예요. 한국 야구의 팬으로서 야구가 모두가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길 기대할게요!
엑스플리트의 마케팅 인턴 줄리입니다. MZ세대의 시각에서 전할 수 있는 재밌는 주제를 고민하다 변화하는 야구 문화에 대해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도움을 주신 덕분에 첫 아티클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화 이글스의 가을 야구 진출을 응원하며 마칩니다!
X 인턴 인터뷰
링크드인 (인터뷰어: XM김혜원 / 인터뷰이: 인턴 김정원)
참고
한국프로스포츠협회 | 2023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
오마이스포츠 | '신흥강자' MZ 야구팬, 기성세대와의 결정적 차이 2024.06.28.
한경 | 2030 女 몰리자 '초대박'…"아이돌 대신 야구선수에 돈 써요" 2024.07.12.
월간주간 | [세태취재] MZ 여성들의 유행이 된 스포츠 ‘직관’ 2024.02.17.
천지일보 | 최강야구, 사회적 인기 분석, 빅데이터로 밝히는 성별과 연령별 관심도 2024.07.31.
OSEN | 홍현희, 야구장서 끝없는 먹파티..휘황찬란 신기루마카세(‘전참시’)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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