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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 PLEAT Jul 18. 2019

금융서비스 UX 혁신을 위한 조건

금융 API 개방과 혁신을 위한 의사결정 체계 | 김강석

인터넷 전문은행의 빠른 성장과 높은 선호도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되면서 은행 지점을 찾는 고객이 점차 줄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해 대면을 통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금융환경 변화와 더불어 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은행 지점에서 상담을 통해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번거롭게 생각합니다. 심지어 상품을 권하는 은행 직원에 관해 부담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들은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상품을 탐색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고 가입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2019년 4월 한 달간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은행 모바일 앱은 카카오뱅크라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더불어 카카오뱅크는 분기 기준으로 흑자까지 달성했다고 합니다. 2017년 7월 출범하여 2년도 되지 않은 카카오뱅크가 이토록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핵심 이유를 저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국은행 연구 보고서 “2018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두 서비스 간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가 인터넷 전문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이 낮을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인터넷 전문은행을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주 1) 일반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을 모두 이용하는 응답자를 대상(319명)으로 선호도를 조사, 이용 비율의 경우,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함(2,597명)



전통 금융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이유가 없어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자원으로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금융분야의 경우 구조가 복잡하고 표준화가 어려워 정보 열위에 있는 금융소비자는 합리적 선택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금융소비자가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찾고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합니다. 금융 커뮤니티나 검색을 통해 적합한 상품을 찾아야 하며, 개별 금융기관 사이트를 모두 방문하여 금리를 비교해야 하고 어려운 금융용어를 이해해야 하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지금도 일부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상품을 비교할 수 있으나 각 금융기관 사이트에서 수집된 정보를 기준으로 제공한 서비스라 정교한 상품 추천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금융권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도입되면 토스, 카카오페이, 페이코, 뱅크샐러드 등의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각 금융기관에 가입된 현황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게 됩니다. 통합된 자산정보를 기준으로 통합자산관리, 포트폴리오 설계, 최적상품 추천, 신용관리, 소비패턴 분석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금융기관에서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받을 수 있던 서비스를 무료이거나 혹은 합리적 가격대로 데이터에 기반한 금융 자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이유가 점차 줄어들 전망입니다. 



금융상품 가입을 위한 첫 번째 방문 서비스는 핀테크 서비스


은행들이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표준화해 개방하게 됩니다. 이는 은행 앱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금융 관련 앱 하나만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까지 가능하게 됩니다. 지금도 토스 등의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면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핀테크 기업에서 은행에 지급하는 비싼 수수료 때문에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은행 오픈 API 확대로 고객 접점 확보를 위한 핀테크 기업과 은행의 진짜 경쟁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세상에는 은행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은행 서비스가 필요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년 전에 했던 말입니다. 금융권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과 은행 오픈 API 확대 적용으로 은행이 도맡아 했던 여러 금융 서비스가 기능별로 분화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금융 서비스가 분화되면 대형 은행들은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없습니다. 


온라인 쇼핑 시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개별 쇼핑몰에서 구매가 이루어지듯 앞으로 금융상품 가입을 위한 첫 번째 방문 서비스는 고객 접점을 유지하는 서비스로 자산통합조회, 포트폴리오 제안, 최적상품 추천 등 고객의 핵심 니즈를 중심으로 최적화된 핀테크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쟁력은 사용자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


은행 등 전통 금융기관은 자기 파괴적 혁신이 절실한 시기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위협적인 수준까지 혁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대신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를 만든 회사는 어디일까요? 아날로그 필름의 상징 코닥입니다. 코닥은 카메라 시장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기에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필름 산업에 집착하였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적응을 거부하여 파산 신청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선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애자일(Agile:기민한) 조직을 도입하는 금융기관이 늘고 있습니다. 속도가 경쟁력인 시대에 급변하는 환경과 달라지는 고객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당연한 선택입니다. 


애자일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첫째는 고객 중심의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권한의 위임입니다. 애자일 조직의 존재 이유는 사용자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빠르게 혁신하기 위함입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 ‘네이트온’은 국내 주류 메신저 서비스였습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는 시점에 ‘네이트온’은 모회사의 문자발송 수익 감소에 대한 우려로 스마트 앱 버전을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초기 시장 선점에 성공한 ‘카카오톡’에 빠르게 시장을 잠식당하게 되었습니다.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받은 조직이었다면 스마트 앱을 출시하지 않았을까요? 


둘째 조건은 구성원들의 전문적 역량과 협력입니다. 목적과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열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용자들이 겪는 문제를 발견하고 핵심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UX 담당자의 경험과 역량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업무담당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무 전문가들이 열정적으로 협력해야만 핵심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의 본질과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직군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할 때 비로소 사용자 중심 서비스로 혁신할 수 있습니다.



혁신의 중심 사용자경험 디자인 프로세스


금융회사인 ‘CapitalOne’이 디자인 전문회사 ‘AdaptivePath’를 인수한 사례가 있습니다. 인수 당시 ‘CapitalOne’은 디자이너를 부사장으로 고용하여 디지털 서비스 전반의 사용자경험(UX) 디자인을 담당하는 조직을 이미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 뉴스를 통해 글로벌 은행이 ‘UX디자인 역량’을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핵심 역량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비스 혁신을 원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혁신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사용자들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공감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가 겪는 진짜 문제를 발견하고 그들의 숨은 니즈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나아가 사용자의 작은 행동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면 저는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맥락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Next 서비스 시제품을 빠르게 만들어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고객의 핵심 여정을 중심으로 검증된 Next 서비스 모델은 구축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사용자의 경험을 혁신하게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카카오뱅크, 가장 많이 쓴 은행 앱”

“카카오뱅크 1분기 순익 66억 원…출범 후 첫 흑자전환”

“2018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방안”

“오픈뱅킹 진행 현황 및 향후 일정”

“The five trademarks of agile organizations”

“Design Firm Adaptive Path Acquired By Capital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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