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픽션
♬ 밤하늘은 밤바다로 젖어들고 당신은 그 앞에 앉아
밤- 마다 잠이 잘 오질 않아
하- 품이 나오면서도
늘- 뒤척였다.
은- 은한 노래라도 들어보면 잠이 올까 하여 이어폰을 꽂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밤- 기차를 탄 적은 거의 없다.
바- 스도 야간 운행 버스를 탄 적이 없다.
다- 들 늦은 시각까지 놀 때, 마땅히 할 것도 없어서 알고리즘에 뜬
로- 데오거리를 유튜브로 본다. 사실 유튜브로 보기에는 시시껄렁하기도 해서 어쩐지
젖- (적)절하지 않은 콘텐츠다. 야밤에 행인들이 비틀거리며 돌아다니는 풍경은
어- 디서든 쉽게 볼 수 있고, 무엇보다 그다지 재미있지 않다.
들- 리는 소음은
고- 성의 주정과 욕을 섞어 싸우는 말. 왜 보고 있는 것인지 모르면서 보는 콘텐츠도 있다. 물론 대개는,
당- 연히 그런 콘텐츠보단
신- 에 관해서라든지
은- 바페에 관한 것이라든지
그- 도 아니면
앞- 치마를 두르고 요리할 메뉴에 관해서 찾는다.
에- 매한 일상을 벗하는 순간에 그런 콘텐츠는 익숙하지만, 숏폼이 인기인 시절에 침대에 누워 멍하게 그러고 있으면 시간은 의미 없이 너무 잘 간다. 나를 지긋지긋해 하는 아주 오래된 연인처럼. 그럴 때면
앉- 았다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된다는 강한 믿음을 선택하고 그거라도 해보자고 실천을 다짐하지만, 늘 그렇듯 늦게 자고 일어나면,
아- 침나절은 자꾸만 잃어버린 시간대로 남는다.
√ 밤은 여전히 길고 무의미했지만,
휴대폰 화면이 자동으로 다음 영상을 재생하자, 민수는 알 수 없는 피곤함과 함께 웃음소리를 들었다. 사람들끼리 술집에서 싸우는 장면, 흔들리는 조명, 뿌연 욕설. 그는 화면을 끄려다 멈췄다. 왜인지 모르게, 저 불필요한 장면들이 자기 방 안까지 밀려 들어온 것 같았다.
이어폰을 귀에서 빼자 방은 곧바로 정적에 잠겼다. 그 순간, 그는 자기 숨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들린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누군가 옆에 앉아 있는 듯, 너무 생생하게.
민수는 불현듯 노래를 흥얼거렸다. 익숙한 멜로디도 아니고, 가사도 없는, 그저 울리는 소리였다. 그런데 방 안은 이상하게 변했다. 화면이 꺼진 휴대폰은 작은 거울처럼 검게 빛났고, 그 안에 비친 자신의 입술은 아주 조금, 떨리고 있었다.
그는 웃음이 나왔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했지만, 이 순간만은 분명히 자기가 선택한 소리였다. 밤은 여전히 길고 무의미했지만, 그 무의미 속에 생긴 작은 균열을 그는 오래 붙잡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