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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Apr 04. 2024

봄이 내린다.

소리 없이 갈지도 모른다.


봄이 내린다.


가벼운 겉옷 사이로

살랑살랑 봄바람이

후덥지근한 온기로 데운다.

봄비로 봄꽃으로 하늘 위에

화사한 그림을 그리고 분홍 눈꽃으로

꽃 터널을 만들었다.

4월이라 봄이 아니라

낯을 마스크로 가려도

맺힌 땀방울에 봄이 빛난다.

시간을 지우고 또 지워도

염려를 담은 배려는

거리가 멀어도 봄 편지에 적어

소식을 전하였다.



by 봄비가을바람




봄이 온 줄 모르고 앞만 보고 땅만 보고

눈, 코 빠뜨리고 걷는 걸음에 시간을 채웠다.

후회는 언제나 지난 다음에 오는 것.

미처 알지 못했다면 후회의 여지도 없지만

몰랐다면 후회의 끝은 쓰다.

이 시간이 가기 전에 눈, 코를 하늘로 높이

치켜들고 바람 따라 공기 따라

봄이 지나는 것을 잡았다.

고개 들어 본 하늘에 마주 보고 누가 있을지는 몰라도

오늘 그리움은 봄빛이겠지.




대문 사진 by 봄비가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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