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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Apr 20. 2024

4월의 이야기

잔인한 달


4월의 이야기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운 이름과 얼굴

기억은 시간에 저당 잡혀 끄집어내고 싶지 않은

사연을 되새겨 되짚었다.

초록이 농익어 계절이 짙어지

색깔에 따라 희망을 쓰다가

한 줄기 빗물에 쓰러지고 휩쓸렸다.

4월.

잔인한 달.

어디에도 눈물이라는 글자는 없는데

매해 4월이 오면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히 걸었다.

잠시, 뒤돌아 뒤늦은 후회가 그림자를 붙잡는 순간,

무너졌다.

목련은 꽃이 생명을 다하고

마른 가지에 물이 올라 초록 잎을 매달았다.

누구도 정한 적 없고

언제라고 부추기지 않았는데

오고 가는 시간은 그 자리를 떠나

돌고 돌아 그 자리에 마주 보고 섰다.



봄에 오는 비는

노란 개나리 색이고

분홍 진달래 색이며

하얀 목련 색이다.

노란 민들레는 노란 잎을 떨구고

눈으로  내렸다.



두고 가는 시간이 나 혼자만 두고

모두 데려가도

그대 앞, 우리 마주 섰던 그날 그 자리에

여전히 해가 뜨고 지고

별이 물들고 달이 발자국을 비추리라.




<대문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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