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부르는 노래
멈췄다가 뒤돌아보고
다시 한 발 보폭을 느리게
앞선 발을 뒷발이 따랐다.
새벽부터 여름의 옷자락을
붙잡는 빗소리는 누구의 노래였을까.
가는 여름이 아쉬워 말로 전하지 못하고
오는 가을 더러 조금만 천천히 오라
손짓을 했다.
늦은 것도 아닌데 재촉하는 온종일 비는
가고 오는 계절을 무안케 했다.
귀찮은 우산을 접었다 폈다
무거운 가방에 젖은 우산이
차지할 자리는 없다.
또다시 두고 가는 한 사람을
한여름 땡볕에 세워 두고
괜한 서러움이 비가 되었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