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비가을바람 Oct 30. 2024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바라만 보다 돌아선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을이라 그런 줄 알았다.

쓸데없이 마음에 부는 바람이 서늘해서

투정 부린다고 여겼다.

쓰린 상처보다 흐르는 붉은 피가 아프고

속으로 삼킨 한숨보다 거짓 눈물이

더 아픈 줄 알았다.

툭 던진 말 한마디가 돌덩이로 돌아와

가슴을 치고 깨졌다.

산산이 부서진 것은 심장 근처 두근거림인데

하릴없이 돌조각을 맞추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손을 놓는다.

끝을 정해놓고 가는 길에 단 한번 후회도

발목을 잡지 않았다.

알알이 부서진 모래를 한 움큼 쥐어

눈앞에 뿌려놓고 바람 따라가는

시간만 탓했다.

포기보다 덜 아픈 것은 없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먼저 손을 놓아버렸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 날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