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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Jun 30. 2023

사막에 두 개의 달이 떴다.


사막에 두 개의 달이 떴다.



바람 따라 작은 알갱이로 부서지는 모래 언덕

앞으로 다가왔다가 뒤로 물러났다를 반복했다.

검은 머리카락처럼 목 뒤를 간지럽히는

늘어진 나뭇가지가 손끝에 닿았다.

공기 속 열기가 얼굴을 불태우고

걸어도 걸어도 뒷걸음질에

모래주머니를 단 발자국은

움푹 파인 웅덩이에 저당 잡혔다.

가는 길의 끝은 모르나

분명 그대가 있기에 목구멍을 기어오르는

포기를 내동댕이쳤다.

봄보다 강렬한 아지랑이가 눈앞을 어지럽히고

 근 족쇄가 삐거덕 소리를 냈다.

걸음을 세우고 펜을 들어 마침표를 찍으려는 찰나,

사막에 두 개의 달이 떴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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