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통한다는 것
가까운 사이일수록 거리가 필요하다.
마음이 통한다는 것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자리에서 귀를 열고
마음을 마주하는 것
귀가 닫혀도 마음을 대고
속삭이는 작은 소리도 들으려 애쓰는 것
말하지 않아도 웃음소리에
바람과 눈, 비를 점치고 달려가지는 못해도
흐르는 공기 따라 눈치채는 것
마주한 목소리의 온기와 냉기를 측정하여
내 마음보다 그대 마음에 아파하는 것
먼 길 걸어 주저앉아 쉬는 어깨에
말없이 물 한 잔에 꽃잎 띄워 내미는 것
마음이 통한다는 건
말이 필요 없는 것
쉬는 자리 편한 자리로 만드는 건
말이 아니라 마음을 놓는 것
도움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
내 것을 내주어 아깝지 않은 게 아니라
다 가져도 마음이 하는 일에 벅차오르는 것
다 줄 것처럼 천 마디하는 말보다
눈웃음 한 번에 내 자리 내어주는 것
달다 쓰다 말보다
옆에 기대도록 어깨 한번 툭 치는 것
다 안다고 늘어놓는 서문보다
조용히 고개 한번 끄덕여 주는 것
눈물 콧물 억울한 속내에 쓰디쓴 조언보다
손 잡아끌어 따뜻한 밥상 앞에 앉히는 것
뭐라도 말뿐이면 잔소리
그저 옆에만 있어 주오.
대문 사진 by 봄비가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