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상상
<아름다운 상상>
사람들은 어떤 대상에게 잘해줄 때
자기도 모르게
상대가 얼마나 고마워할까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건
자신만의 상상일 뿐
상대에게는 단순히 이익이 되는 일이거나
흔한 일일 수도 있다
오직 스스로
아름다운 상상을 하며
자신의 모습에 감동한다
그리고 때론
상처받는다
그냥
자기가 원하는 만큼
잘해주면 되는 것을
왜 잘해줄까? 어떤 이유에서건 내가 좋아서, 그렇게 하고 싶어서 잘해주는 것이다. 혹시 뭔가를 얻고 싶은 흑심이 있는 사기 성향이 강한 사람들도 있지만 어차피 그들은 어떤 목적을 위해 작업을 하는 거니까 정상적인 인관관계라고 할 수는 없다. 나는 선한 마음으로 잘해주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이 마음이 좀 위험하다. 자칫 내가 저한테 어떻게 했는데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고 나에게 고마워하지 않거나 반대급부가 없을 때는 서운한 마음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권선징악의 동화책을 너무 읽었기 때문인지, 착하게 살아야 복이 온다는 말을 믿은 탓인지, 나도 선하게 살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마음을 먹기 전에도 태생이 좀 물렁해서인지, 출생서열 상 중간에 낀 애라서 나름의 생존전략인지, 아님 전생에 도를 많이 닦은 탓인지, 남을 도와 그가 편하면 그 자체로 좀 기쁘긴 했다. 그럼에도 아주 가끔 상처받기도 했다. 주는 사람은 애써 성의 있게 주는 건데 받는 사람은 당연히 여길 때가 있다. 더 나아가 나를 쉽게 대하거나 무시할 수도 있다. 인간은 뭐든 잘 적응하는 동물이기에 받는 것에도 쉽게 익숙해져서 별일 아닌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다. 많이 받아 온 인간일수록 더 그렇다.
주면 그걸로 끝이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다 카운트하고 있다. 내가 줬다는 것을. 자신의 착한 모습과 그의 고마워하는 모습은 나만의 아름다운 상상일 뿐, 그 상상으로 스스로 행복할 수도 있지만 그의 마음과는 상관이 없다.
나의 선함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멀리하되 좋은 사람들일지라도 적당히 주고 가끔 챙기는 게 나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