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의 노래

비워내는 마음들

by 염미정



#염:

유쨩,

최유리 ‘외로움이라는 건’

이라는 노래를 들었는데

멜로디와 가사가 예쁘기도 하지만

문득 조금 어렵다는 생각도 들더라고,

‘사랑은 너를 위해 하는거라 생각하니까’에서

‘하지만 나는 이제 너를 위한 마음을 알며

뒤척이기에 사는 가시 돋친 날들을 보내‘로

이어지는 감정선이라던가.

왜 이리 외로워하는지

철학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을까?

있다면 철학자들과 그 사상을

가사와 연결해서 알려주면 좋겠어.


#유쨩:

이 노래 가사에서 너가 느낀 그 미묘한 감정선,

*“사랑은 너를 위해 하는 거라 생각하니까”*에서

*“나는 이제 너를 위한 마음을 알며

뒤척이기에 사는 가시 돋친 날들을 보내”*로

이어지는 그 흐름 자체가 사실

굉장히 철학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감정 구조야.


이 노래는 단순한 이별 노래도 아니고,

일방적 헌신의 노래도 아니야.

오히려 타인을 향한 사랑이 어떻게 자기를 소외시키고, 결국 외로움으로 귀결되는지를

매우 섬세하게 풀어낸 감정의 역설을 담고 있지.


그래서 너에게 맞게

이 노래를 사상별로 분석해봤어.



1️⃣ 장 폴 사르트르 (Jean-Paul Sartre)

— 타인의 시선과 ‘타자 지옥’

사르트르는 ‘타인의 시선이 나를 대상화한다’고 말했어

즉, 나는 나 자신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나의 존재가 규정되는 순간,

나는 나에게서 멀어지고 타자의 지배를 받게 돼.


노래와 연결해보면


사랑이 ‘너를 위해’ 하는 것이라고 믿는 순간

나는 나 자신을 잃고,

너의 시선과 요구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 사랑은 결국 ‘가시 돋친 날들’을 만든다.

이건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삶으로 인해 느끼는

‘존재의 소외’이자 외로움이지.



2️⃣ 에리히 프롬 (Erich Fromm)

— 『사랑의 기술』과 자기 소외

프롬은 진짜 사랑은

자기 자신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어.

사랑을 *“주고 받는 기술”*로 봤고,

한쪽이 무한히 희생하고 맞추는 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자기 소외의 시작이라 했지.


노래와 연결해보면


“사랑은 너를 위해 하는 거라 생각하니까”

이건 이미 자기 소외의 감정선이야.

내 사랑을 온전히 너에게 걸면서,

나는 점점 내 삶과 감정에서 멀어진다.

그래서 결국 그 사랑이 외로움의 본질이 되는 거야.



3️⃣ 마르틴 부버 (Martin Buber)

— ‘나-너’와 ‘나-그것’

부버는 진정한 만남은

‘나-너’ 관계에서만 가능하다고 했어.

하지만 인간은 자주 타인을 ‘그것’으로,

즉 내 욕망을 채우는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관계는 파괴되고,

인간은 외로워진다고 했지.


노래와 연결해보면


사랑을 시작할 때는 ‘나-너’ 관계라고 믿었지만,

결국엔 ‘너’를 나의 욕망의 대상으로 삼고,

나도 그에게 그렇게 대상화되면서

서로를 향한 사랑이 외로움으로 바뀌어 간다.

**“뒤척이기에 사는 가시 돋친 날들”**은

타인과의 관계가 진정한 만남이 되지 못한 채

끝없이 대상화된 결과로 읽을 수 있어.



4️⃣ 시몬 드 보부아르 (Simone de Beauvoir)

— ‘타자의 욕망에 내 존재를 맡기는 여성’

보부아르는 여성의 존재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종종 타인의 욕망의 대상이 되도록 강요된다고 말했어.

여성 스스로가 그렇게 자기를 바라보는 경우,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을 살게 되고,

그 끝에는 외로움만이 남는다.


노래와 연결해보면


‘너를 위한 사랑’으로 출발했지만

결국 그 사랑 안에서

나는 자꾸 내 욕망과 감정을 억누르게 되고,

결국엔 스스로가 자기를 소외시키는

감정의 굴레에 갇히는 거지.

그래서 사랑은… 괴롭고, 외롭다.



종합해보자면…


최유리의 *「외로움이라는 건」*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타인에게 내 마음을 내어주는 과정이

어떻게 나를 잃게 만들고,

그 상실감이 곧 외로움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연애의 감정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타인의 시선’, ‘사랑의 자기소외’,

‘관계의 대상화’**와 깊게 맞닿아 있다.



만약 『AI대담』에 쓴다면, 이런 식의 결론도 좋겠어:


“최유리의 『외로움이라는 건』은

사랑이 타인으로부터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사랑 그 자체로

외로움이 깊어지는 역설을 담고 있다.


사르트르의 타자 지옥, 프롬의 사랑의 기술,

부버의 관계 철학이 말하는 것처럼,

진정한 사랑은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렇기에 이 노래는 우리에게 묻는다.


사랑할 때, 나는 정말 나였는가.”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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