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과 가품 차이

4화 가족끼리 뭐 어때서

by 너울 손미영

나는 시누이 해영에게 전활 했다.

"아가씨, 지금 뭐하는 거예요?"

"아~~언니~봤어요?! 언니 옷 좀 빌려 입었어요."

"누구 허락 받고"

"아 ~ 오빠가 알려줬어요."

"얼른 제자리에 갔다 놔! 기분 엄청 나빠"

"아~ 미안 언니 얼른 갔다 놓을께요."

시누의 행동 보다 남편이 더 미워졌다. 왜 자꾸 내 허락없이 일을 이렇게 만드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래서 난 남편에게 전활했다. 남편은 태연하게 전화를 받았다.

"왜, 뭔 일있어?"

"무슨일 있는거 어떻게 알아"

"뭐야 믿도 끝도 없이"

"왜 비번을 시누이까지 알려 주고 그래"

"그럼, 알려달라는데 어떻게"

"알려달라는데로 다 알려주면 현관문을 왜 달아 떼어내지!"

"뭐?"

"아직도 모르겠어! 비번을 바꾼 이유를 당신 어머니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들고 막내 해영이 장농 뒤져 내옷 꺼내입고 활보하고 다니니 바꾼거 아니야!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 어!"

"야, 가족끼리 뭐 어때서 그래"

"뭐 가족 가족은 이렇게 안하지 "

"아 알았어 그만 끊어. 뚝"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하루 일이 어떻게 지나 갔는지 모르게 퇴근 시간이 되었다. 해영이 와 있었다.

"언니, 얼굴보고 가려고 기다렸어요. 미안해요. 말안하고 옷 입고 가서"

"아가씨, 말하고 안하고 문제가 아니지 오빠집에와서 나한테 묻지도 않고 자기 옷처럼 입고나가는 것 자체가 잘못됐지 엄청 기분 나쁘다. 이일로 오빠랑 싸웠다."

"미안해 언니"

"다신 아무도 없을 때 집에 오거나 비번 누르고 들어오지 않았으면 해."

"뭐 그렇게 까지..."

"그렇게 못하겠다면 난 이혼할 수 밖에..."

"네~에?"

"잘가요."


그 후로 시어머니께서 전화를 해 집안 식구끼리 니꺼니 내꺼니 꼭 따지며 살아야 겠냐고하셨다. 어디 아들 집에 맘대로 가겠냐며 퉁퉁거리며 전화 통화가 끝났다. 그날 저녁 남편은 늦게 들어왔다. 아무래도 시집에 들렸다. 오느라 늦은 듯 했다. 집의 열쇠는 지문인식으로 바꾸었다. 집은 조용했다. 해영은 가품을 진짜처럼 SNS에 올리며 허세를 부리며 지냈고 그렇지만 난 시집에 가지 않았고 시누이들과도 연락하지 않았다. 아니 피했다.


결국 옷은 옷장에 잘 돌아왔지만 시댁이랑 완전히 틀어졌다. 시댁 모임도 안 가고 해영이랑 도 연락않하고 지낸다. 남편은 엄마가 서운해 하신다고 하는데, 나도 할 말은 있으니 이제 옷은 옷장에 그대로 있다. 이일을 친구에게 수다처럼 떨었다. 친구는 '모든 며느리는 시댁에서 아웃사이더야'. 그랬다. 친정엄마같은 시어머니 없고 딸 같은 며느리 없다고 조금은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내나이 마흔 중반에서야 깨달았다. 시누이는 딸이고 난 그냥 남의집 며느리일 뿐이라고, 잘 된 일이었다. 요즘은 시댁눈치 안 보고 내 인생 살기로 했다. 안나가던 모임도 나가고 회식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미뤄두었던 운동을 하며 지낸다. 진품과 가품을 마흔 중반이 되서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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