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치앙마이에 다녀왔다.
연말에 스페인 여행도 예정되어 있어서 그 안엔 정말 어딜 갈 생각이 없었는데 마음이 어려운 일이 생겨 어쩌다 보니 12월 초에 아주 짧게 또 방콕에 다녀오게 되었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서 글로 남기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브런치에 들어와보니 간단하게라도 기록하고 싶어져서 남겨본다
태국에 스무번째라고 했는데 치앙마이는 세번째쯤, 처음엔 친구와 둘이 빠이 가는길에 짧게, 두번째가 그로부터 10년후인데 지금 짝꿍과 친구와 셋이 근데 또 한 3일있다가 참지 못하고 빠이로 올라가버렸다. 그렇게 마치 잘 아는 것 같지만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세번째 치앙마이에 갔다. 이번엔 짝꿍과 둘. 수많은 여행을 함께 했는데도 왜일까 이번 치앙마이에서는 또 서로 솔직하지 못하고 배려하다가 마지막 밤이 되어서야 속시원히 이야기 하고 큰 깨달음을 얻고 마음이 편해졌다. 뭐라고 해야할까 여행을 너무 자주와서? 서로가 점점 더 배려하게 되서? 현실이 괴로워서 이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여행은 우연히 사람들을 만나고 우연히 좋은 술집을 만나고 우연히 좋은 공연을 만나는 즐거움인데 언제부턴가 여러 재즈바와 술집을 찾고 공연하는 밴드의 라인업도 체크하고 여길갈까 저길갈까 여행에서마저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성공적인 우연을 위해 계획하고 서로 고민했다고 해야할까. 그러다보니 지치고 피곤하고 일인지 여행인지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서로가 서로의 좋은 경험을 위해 노력했는데 사실은 둘다 힘들었다. 그냥 가보고 별로면 그건 그거대로 여행인데 뭘 그렇게 성공하고 싶어 안달이었는지.. 함께하는 첫여행도 아닌데 왜 이제와서 이런 일들이 일어난건지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뭐 알수없지. 우리는 변하고 세상도 변하고 다 변하니까 계속해서 대화를 하는 수밖에. 다행히 마지막 밤이라도 그런 대화를 하게되어 우리 왜그랬을까 다음여행엔 그러지말자 오늘밤 신나게 놀자! 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이 스페인 일줄 알았지만 어게인 방콕..!
진짜 짧은 일정이었다. 국내 어디 갈까? 제주도 갈까? 태국 가자! 이게 대체 항상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지만 방콕 가서 별것도 안하지만 방콕은 방콕이다. 둘이 방콕은 또 오랜만이라 편하고 칠하고 행복했다. 방콕에 가면 보통 비슷하게 시간이 흘러간다. 금요일 밤 공항에 도착해서 택시타고 람부뜨리로 가서 방에 짐만 놓고 나와서 람부뜨리 한번 걸어주고 사와디 테라스 잘있나 보고 맥주 한잔 하고 팟타이 하나 사먹고 시간이 맞으면 애드히어에 가서 음악 들으며 한잔하고 밤이 늦었다면 해피바 가서 마지막 한잔. 겨울을 맞아 건기이자 성수기인 방콕은 크게 습하지도 않고 걷기에도 좋고 시끌벅적 사람들도 많고 좋았다. 애드히어에서 어떤 공연을 하든 상관없이 그저 도롯가 옆에 앉아 맥주 한잔만 해도 좋았다. 다음날 느즈막히 일어나 뜨거운 거리로 나가 국수나 브런치 같은거 가볍게 먹고 마사지 받고 케이커피나 저기 강가쪽 like italy나 신상 카페 찾아서 커피 한 잔. 저녁에 뭐할까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재즈 공연 볼만한게 있다면 시내로 갈수도 있고 색소폰에 갈수도 있겠고 귀찮다면 어제밤에 짧게 해서 아쉬웠던 코스를 한바퀴 더 돈다. 토요일 밤을 즐기고 그다음날 일요일 저녁을 즐긴 후 귀국하는 짧은 일정이긴 했지만 그래도 좀 더 즐기고파서 지난번에 낮에만 즐겨서 아쉬웠던 송왓로드로 가봤다. 핫플이라 사람이 많은데 저번엔 6명이 움직이느라 쉽지 않았던.. 역시 저녁에 가니 분위기가 좀 달랐다 사람도 좀 빠지고,, 힙한 바도 많고 한가로이 앉아 맥주한잔 하기 좋았다. 갑자기 저 멀리 강가에 불꽃 놀이도 하고.. 그러다 라이브 공연 하는 전에 좋았던 몇군데 더 가보기로 해서 to more 에 갔고, 수줍은 매력을 가진 여성 보컬의 음악이 좋아 열심히 듣다가 홍콩 사는 커플과 친해져서 신나게 놀다가 인도네시안 청년들과 이야기 하게되어 뜨리마까시(감사합니다)> 사바사바(천만에요) 좋아한다고 아는척도 좀 해보고 그렇게 방콕의 두번째 밤이 흘러간다. 진짜 너무 짧게도 바로 다음날 일요일이 귀국하는 날 ㅋㅋ 태국음식 실컷 먹고 커피 마시고 마사지 받고 람부뜨리를 한없이 바라보다가 한국으로 돌아간다. 또오겠지 또올게 내년에.